가족

눈물

엄마의취향 2007. 3. 24. 22:43

선배님이 오셨다.

미리 전화 해 놓으면 손님 맞이에 법석을 떨까봐...

도착 10분전에 전화를 하신다.

혹시 우리가 집에 없으면 드라이브 한 셈치고 다시 돌아가시기도 하면서...

 

두 시간이 넘는 먼 거리인데도

자주 와 보지 못한다는 미안함에 짬이 날때면 그냥 그렇게 오신다.

 

신혼시절.

선배님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다고 연락이 왔을때

말을 잇지 못하는 옆지기.

그냥 좋은선배였나보다 생각했다.

 

좋은 일 생기면

자랑삼아 선배님께 전화도 하고

어려운일 나타나면 선배님 얼굴 한번 보면서 힘을 낸다.

 

처음엔 동행삼아 같이 다녔지만

이젠 내가 힘이 없을때도 내가 앞장서서 그 분을 뵈러간다.

아무말이 없어도 그 분을 보면 덜어지는 삶의 무게들...

한결같은 성품에 저절로 머리 숙여지고...

 

그 분 역시 불현듯 생각나면 전화를 하신다.

간혹 술자리에서도 못 가봐서 미안하다며

말을 잇지 못하시고...

 

여자인 내가 다 이해하지못하는...

 

지방대학의  일년 선배.

어리숙한 서울내기 후배를

자취방에서  밥 해먹여가며 거두고...

35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거두고 있다.

 

떠나는 선배를 배웅하며 돌아서며 비치는 눈물.

 

자기야~~

힘내라 약해지지 말고...

씩씩한 내가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