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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54/손종일

엄마의취향 2007. 9. 6. 18:25

 (어스름한 저녁 마당에 있던 나뭇잎에 맺힌 빗 방울)

 

비가 내립니다.

당신이 그리워

눈물나도록 그리워

파리한 가슴으로 뚝뚝 흘리던 눈물보다

더 진한 슬픔으로

줄줄 비가 내립니다.

 

당신께서 계시지 않음에

비에 젖어 우는 저처럼

당신께서도

제가 없음에 슬퍼해 보셨는지요.

 

제 생애에

어찌할 수도 없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처럼

제 영혼을 줄줄 타고 흐르는

빗물, 빗물...... .

 

그래도 남은 바람 있다면

당신께서 행복해지는 것이거늘

눈물 마를 날 없는 삶이 아파

어느 순간 당신을 놓친다 해도

당신을 닮았던 제 가슴에

당신께선 혼불로 살아 있을 추억이겠지요.

 

오랫동안 비가 내립니다.

사랑을 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하더라도

온전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창백한 바람을 유리창에 걸어두고

오랫동안 당신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