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이런 저런 생각들...

엄마의취향 2007. 10. 20. 20:30

#1

며칠 후면

지나간 추억들이 머물러 있는 치악산을 가기로 한 약속이 있었으나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다고 다음 기회로 미루자는 동행의 연락이 왔다.

 

내 생각에도 나뭇잎의 색깔도 그리 이쁠것 같지 않고

날씨도 갑자기 추워져서 살짝 망설이기도 했던 터라

속으로는 오히려 잘 되었다 싶은데...

 

피치못할 사정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물어보지를 못했다.

약속을 뒤로 할 만큼 곤란한 사정이 생겼나 그냥 짐작만 할 뿐이다.

때가 되면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을테지~

 

#2

겨울에 덮고 자는 솜 이불.

알몸으로 햇볕에 널었다 걷었다가를 반복 하면서도 겉 옷을 입혀줄 생각을 안했었다.

어제 갑자기 불어 제끼는 바람으로 추위가 문 앞까지 쳐 들어오니

마음이 바빠졌다.

어머니도 같은 생각이셨나보다...

거실에 걸레질을 하시길래 바람 때문에 먼지가 많이 들어왔나 생각했더니

이불을 꼬매실 준비를 하신다.

며느리의 게으름에는 한 마디의 나무람도 없으시고 그저 당신이 하실 일인것 처럼...

두사람이 힘을 모으니 일이 반으로 줄었다.

끝내고 나니 이렇게 후련한데 자꾸 미루는 버릇을 추위가 일깨워주었다.

 

#3

똑! 똑! 똑!

비도 오지 않는데 낙숫물처럼 보일러실에  물이 샜다.

그 여파로 자가수도는 심심하면 한 번씩 가동을 하고...

연장들을 멀리하고 부터는 웬만한 궂은 일은 손도 대기 싫어서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다.

옆에서 보일러 수리업자를 불러야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작은 부품 하나면 낙숫물 소리를 안 들을 수 있는데...

슬그머니 나가서 사 온 부품으로 쌩쌩부는 바람소리도 무섭지 않게 되었다.

 

#4

3개월 정도

어머니 이 치료 겸 이빨을 만들려고 치과를 다녔다.

이제 두어번만 가면 끝인데...

오늘은 간호사가 두 번을 더 와서 맞추어 보자고 하니

어머니가 그러셨다.

왜 자꾸 오라는건지 모르겠다고...귀찮은데~라고 하신다.

 

그 전에는

말 그대로 다니기 귀찮아서 그러신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 속마음을 안다.나도!

당신에게 매달려있는 며느리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러시는 줄~

나도 시어머니가 되어가려니 알 만큼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