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과 끈기
#1
며칠 후면 옆지기 초등학교 동창회 간다.
오래~ 오래 통화하던 그 여학생 만나러~
별로 꾸밀줄 모르는 양반이라 쇼크 좀 받으라고 비누로 머리를 감으니 머리털이 이상하다느니
머리가 길어서 어쩌구 저쩌구 했더니...
아침 샤워시간에 나를 불렀다.
삼푸가 어디 있느냐고~
거기 있는게 다 ~삼푸라 그랬더니
강아지 샴푸 말고~~사람 쓰는 거~
아니! 내가 강아지띠 라고 강아지 샴푸를 쓰는 줄 알았단 말인가?
내 머리털이 뻣뻣해서 강아지 샴푸를 쓴다고 오해를 했단 말인가~~
아니면 애완견 키울 때 남은 강아지 삼푸를 아까워서 쓰고 있다고 생각 했던가~
쬐금 잘 해 줄려고 아양을 떨면
어! 갑자기 왜 그래~ 마약 먹었어? 라며
분위기 깨는 소리나 하고 ...
도대체 이 사람 남편 맞어?
#2
내복 산지 며칠이 지나도록 대타 내복이 없어서 꼬질 꼬질 다시 줏어 입다가
오늘 내복을 사러 갔다.
그런데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리
" 내복 사러 오셨어요?"
내복 입는 다고 뇬네라고 놀리는 68 이 거기 있었다.
어휴~~제대로 딱 걸렸다~
이쁜 68 소문 내지 말어~~ㅎ
#3
주섬 주섬 김장 준비를 끝내고
깨끗이 씻고 저울에 올랐다.
59.8
슬그머니 옆지기에게 가서 나 59.8이다~
그런데~~~에
.
.
.
다 벗고 쟀다!
말해 놓고 처분만 바랬다.
그래~그래~ 사 입고 사 신어~
다이어트 그만하고~
애! 잡겠다 ! 잡겠어~~
며칠 째 어리버리해 보이고
머리속 생각과 말이 다르게 나오는 약간 혼미해진 마누라에게 케이 오 당했다.
한 번 말 나오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내 성격이 만든 작품이다~ㅎ
김장 끝나면...
호호호호호호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