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내복 타령~~

엄마의취향 2007. 12. 12. 07:30

올 겨울은 유난히 추위를 탄다.

몸이 부실해지다보니 등어리가 시렵고 따끈따끈한 방 바닥이 그립고...

 

쇼핑을 가면

따뜻해 보이는 이불과 따뜻해 보이는 속 내의.

목도리, 모자...

보온을 해 줄 수 있는 것들만 눈에 뛴다.

드라이하는 옷은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구입을 되도록 안 하는 편인데

눈에 뜨이는건 포근해 보이는 니트들...

과감히 두 어벌 구입했다.

 

며칠 전 포근한 이불 하나 샀다.

그날 밤 나는 땀을 흘리면서 잤다.

다음 날 이불을 또 하나를 샀다. 나만 뜨뜻하니 마음이 켕겨서...

옆지기도 가볍고 따뜻해서 좋아라 하며  땀을 흘리고 잤단다.

그 다음 날 또 하나를 샀다.

어머니께 펴 드렸더니

아침에 보니 얌전히 개어 놓으셨다. 며느리 덮으라고...

내복만 입어도 안 추우시다는 어머니 앞에서 내복도 입고 목도리하고 어깨 숄 두르고 난리를 치니

나에게 양보를 하시는 것 같았다.

차마 내 이불을 제일 먼저 샀다고 말을 못하고 다시 떠다 밀었다.

 

장 보러 가면

바구니에 내복이 담겨져 집으로 오고

아들녀석에게 춥지 않느냐고 내복 사 준다고 전화질 하고

갑자기 내복상자가 층층이 쌓여간다.

 

갑자기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 한 벌.

공익받는 아들 생각에 한 벌.

병원다니는 옆지기 생각에 한 벌.

어머니 갈아 입으시라고 또 한 벌.

 

길가에서 벌이는 공사판에서 차 통제 시키는 인부아저씨를 보면 얼마나 추울까

내복 한 벌 사 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마음이 약해지면 몸도 약해지나?

내가 사는 곳이 시베리아 벌판도 아닌데

뜨뜻하게 잘 있으면서 왜 이렇게 마음이 추운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