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쁜 딸의 능력 테스트

엄마의취향 2008. 1. 23. 22:22

어제 딸아이의 부재 중 전화가 왔었다.

엄마가 건  전화는 못 받아도 미안한 기색이 없지만

자기가 한 전화를 못 받았을 경우에  잡는 꼬투리를 피해 보고자

얼른 되집어 전화를 넣었다. 

 

"엄마 저 과외 그만 두면 안돼요?"

슬쩍 심통이 들어간 목소리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생활비며 용돈이며 과외비로 다~충당을 하고도 열심히 계절학기까지 듣는

이쁜 딸이 기특하다 못해 업고 다니고 싶은 심정인데

과외를 그만두다니...

 

잠깐의 시간에도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힘에 부쳐서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려운가?

이제 4학년이라 과외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한가?

그렇다면 아쉽지만 그만두고 공부와 취업에 열중하라고 해야지~

물론 속은 좀 쓰리지만...

 

그러나 사연을 들어 본 즉~

과외하는 집에서 제 때에 과외비를 입금하지 않아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다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그래서 그만둘꺼면 확실히 하자고 해도

과외는 계속한다고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

 

홧김에 엄마에게 전화 걸어서

속풀이를 할 참이었는데 전화도 안 받았으니...

내심 엄마가 동네 북인가 ~ 라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했다.

 

과외비를 받아 내는 것도 너의 능력이다.

선불을 받고 시작한 과외지만 그 집 사정으로 늦을 수도 있다.

네가 표본으로 보고 자란 착실한~ㅋ 엄마 아빠와 다른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다.

앞으로는 네가 시작도 하지 않은 사회생활이 걱정된다. 이보다 더한 경우가 얼마나 많을텐데...

엄마가 이래라 저래라 할 상황이 아닌 거 같다.

네가 알아서 결정을 해~ 라고 하면서 나는 쏙 빠졌다.

 

속으로는 그만 두면 어쩌지~�� 하면서..

 

오늘 다시 이쁜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장으로 용돈 넣어줄께~하면서...

 

그러나 한결 밝아진 이쁜 딸의 목소리

어제 확실히 얘기했더니 미안하다고 오늘 입금한다고 했단다.

그런데 아직 안 들어왔다고...ㅋㅋㅋ

정말 못 말리는 학부형이다~

어떻게 해석을 해야할까~그래도 고3이 되는 과외학생에게는

입 뻥긋도 안하는 예의를 지키는 딸이기에

하느님이 어여삐 여겨 스트레스로 부터 빨리 해방을 시켜주시겠지~

 

그렇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