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일상들~
엄마의취향
2008. 1. 29. 10:19
우중충한 하늘을 벗 삼아 산책 길에 나섰다.
햇살이 비치지 않은 반 쯤 녹은 눈길은 살금살금..
질척이는 진흙 길은 조심조심...
벌써 과수원마다 전지가위를 들고 부지런을 떠는 남정네들의 시끌벅쩍한 이야기소리가
조용한 시골의 구릉지를 울리고...
주인 따라 나온 강아지는 나를 언제 본적이 있다는 듯이 꼬리를 흔든다.
높은 담벼락에 가려 구경도 못했던 말 목장의 종마들도
새 단장을 한 담장 너머로 멋진 몸매를 선보인다.
그 사이 야트막히 야산처럼 생긴 잡목지는 모두 밭으로 개간 되어 있었고
여름에 쏟아부을 장마에 쓸려 내려갈 걱정부터 앞선다.
나무가 점점 없어지니 많지 않은 비에도 비 사태가 나는걸 자주 보게 되니~
한 시간 정도 걸리던 산책로.
오랫만에 나섰더니 10분은 더 늘어졌다.
뻐근한 관절도 그 동안 나의 게으름을 나무란다.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고...
크게 심호홉을 하면서...
그 동안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던 모든것을 털어버리리라 마음 먹어 본다.
반질반질해 진 길은 긴장을 하고~
멋진 종마를 보면서 조교사 홍 * * 님을 떠올렸다.
타는 불길에 남아 있는게 있을까~농부의 부지런함인가~ 노인의 조바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