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민들레처럼/오영란

엄마의취향 2008. 4. 2. 23:25

 

 

 

낮고 낮게 드리우면

온전한 사랑 하나 품을 수 있을까

비우고 비우면

맑은 바람 한 줄기 담을 수 있을까

 

작은 바람으로 키워온 노란꿈들

해거름이면 까맣게 타는 가슴을

알리야 없겠지만

 

밤새 태우고 태워

하얀 재로 날린다 해도

이승의 낡은 기억들

가벼워질 수 있다면

 

남아 있는 생은

민들레 노란 머릿결로

곱게 빗어 내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