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어쩔겨~~

엄마의취향 2008. 4. 17. 22:15

#1

이른 새벽

엄니 모시고 서울을 올라갔다.

예약 된 순서대로 무사히 백내장 수술을 마치고

끝 날 무렵에 아주버님이 어머니 모시러 오셨다.

 

그제 어머님이 당신 큰 아들에게 전화를 하셔서

- 나 니네 집에 며칠 있어야겠다~고 하시면서

-  작은 어멈이 나 데리고 서울 병원 다니느라 몸살이 났다고 그러셨단다~

너무도 당당해진 모습을 뵈니

작은 며느리의 빽이 한 몫 단단히 하는 거 같기도 했다.

정말이지 작은 며느리도 며칠은 쉬어 줘야 한단 말이야~~ㅎ

 

#2

갑자기 서울에서 벌 건 대낮에 홀로 떨어지니

이럴 때는 백화점 구경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병원 코 앞에 H 백화점이 있었지만 매장도 눈에 익지 않고

꼭 남의 집에 온거 같아서 단골 집 잠실 L 백화점으로 갔다.

맨날 버스타고 목적지인 거기만 다니다가 차를 가지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백화점과 가까운 곳에는 차를 댈수가 없었다.

빙~~빙~돌기만 하다가 그냥 빠져 나왔다.

주차요금 받는 사람이 아무데도 안 들렀느냐고 어딘가를 들린 증거를 달라고 했다.

사실 쪽 팔렸지만 솔직히 말했다.

차를 못 대어서 빙빙 돌다가 그냥 나왔다고~ 

기가 막혔는지 그냥 나가라고 차단기를 올려주더라~~-_-;;

 

#3

어김없이 밀리는 올림픽대로에서 빠지는 길~

어김없이 새치기하는 얌체 차들~

그걸 보면서 다음에는 내 차 뒤에 이렇게 써 붙이고 나도 새치기 할려고 한다.

" 촌년 서울 구경"

 

#4

집에 도착해서 엄니가 안계시니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거 같아서

옆지기 옆에 붙어서 티브이를 보았다.

저녁 방송에는 먹는 것만 방영해서 밥 하기가 싫어지더라.

옆을 쳐다 보면서

아구찜! 그러니까 고개를 끄덕끄덕~해서 먹으러 갔다.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갸~ 오늘이 우리가 25년을 같이 산 날이야~

" 응 그래?"

그걸로 끝이었다.

하기사 뭐~ 어쩌라고~

태생이 그런 남편은 어찌하겠어~

그렇다고 이 나이에 새로 개비 할수도 없잖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