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시대 인물!
모처럼 옆지기와 외출을 했다.
결혼식을 보고 들어가는 김에 장이나 볼까 했더니...
옆지기가 마트 가는 도중에 위치한 명품 매장을 가 보자고 한다.
- 싫어~ 별로 가고 싶지 않은데~
-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사 줄께~
- 그래! 나 한테 얼마 쓸건데~
- 이 만원~
- 내가 25년을 살아 줬는데 이만원 짜리 밖에 안돼? -_-;; 피~이
- 그럼 오 만원~
�다! 졌어~
자장면 값이 여태 오백원 일거라 늘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이건 너무 비 현실적이잖아~-_-;;
그래도 갔다.
다리가 뽀사지게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들면 비싸고~또 싸이즈도 안 맞고~이래저래 마땅치 않더라만
그래도 뭘 사주겠다고 지갑을 챙겨 나온 마음은 고맙더라~
그냥 마트로 가서 시집 한 권과 2008년 문학상소설집 한권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박을 한 통 샀다.
수박을 차 안에 넣으면서
- 수박아 반갑다~ 계속 친하게 지내자~우리~ㅎㅎㅎ
그랬는데 아직 맛이 덜 들어서 당분간은 멀리 해야 겠더라~
참 팥 빙수도 사 주데~~
5500원이라고 돈 받는 사람이 그러니까~-
- 와~비싸다~~그러는데 얻어 먹는 내가 미안할 정도더라~
이 참에 세상 물정을 좀 알았을까~
어디 산에서 도 닦고 나온 사람도 아니고 말이쥐~~
처음 만났을 때 옆지기의 친구인 우리오빠에게 말했더니 오빠가 그랬다.
- 그 친구 구석기시대의 인물인데~
새삼 그 말이 떠오르는건 정말 옆지기가 구석기 시대에서 건너 온 거 아닐까 싶었다~-_-;;
내 옆자리에 앉아서 자기 지갑에 돈이 얼마 있나 세어 보는데
한~~참 동안 세고 있길래 엄청 많이 있는 줄 알았더니
이십만원도 안되는 돈을 이백만원처럼 오래 세더라~--_-;;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게 정말 용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