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빗소리/주요한

엄마의취향 2008. 6. 3. 00:37

 

 

 

비가 옵니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

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

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어지러진 달이 실낱 같고

별에서도 봄이 흐를 듯이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다정한 손님같이 비가 옵니다

창을 열고 맞으려 하여도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뜰 위에 창 밖에 지붕에

남 모를 기쁜 소식을

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