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내 생각!

엄마의취향 2008. 8. 26. 22:56

 

저녁에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포크레인이 들어왔다.

포크레인 자체가 싫은 것 보다는 웅웅거리면서 무엇이라도 부수어 버릴 듯한 기계소리.

어제 나무 때문에 나한테 급친한 척 하는 조경사장님이 불러 들인 무기이다.

 

밭 둑에 세워져 있는 나무를 캘려니 밭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어야 하고

또 마당을 가로 질러 들어가야 하는데 마당 한 가운데 옆으로 비스듬히 집 방향으로 누운

나의 팬~^^농원 사장님이 심어준 백만 불짜리 소나무 한 그루가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랑 오랫동안 거래하던 조경사장은 몇 년전 장사꾼 티를 퍽퍽내가며 나와 거래를 하다가

내가 다시는 안 볼것처럼 대판 싸웠다.

스므살 이상 차이 나는 아짐니한테 싫은 소리를 듣고도 필요한 나무가 있으니

그 때 일은 기억에도 없는 듯 봄부터 와서는 거래를 또 텃다.

역시 나보다 한 수 위인 사람임에는 틀림없는데...

순한 남편을 둔 덕분에 팔 걷어부치고 쌈박질을 하고 나면 내 이미지 역시 거기까지이다

 

나 또한 거래를 다시 텃으면  나무를 다 캘때까지라도 급 친절하게 해야하는데

오히려 더 무뚝뚝하게 대한다. 아마도 나이 드신 양반한테 포악질을 한 게 마음에 찔리기는 한가보다...

 

*

오늘은 한 동안 마음을 닫았던 사람과  통화를 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내가 의도적이었을까? 아니면 무덤덤해 졌을거란 내 마음을 믿었던 것일까?

겨우 찾았던 내 마음의 평온이 깨지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 느껴졌다.

이리저리 필요할 때마다 자기 감정을 요리할 수 있는 초능력을 나도 가지고 싶다.

복잡미묘하게 얽힌 내 기분에 때문에 하루가 상쾌하지가 않았다

웅웅거렸던 기계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