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풋!
엄마의취향
2008. 9. 20. 21:23
옆지기의 생활길잡이인 티브이에서 기념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불쑥 생각난 듯
"생일 선물 뭐 해 줄까~"
뜬금없는 옆지기의 말에 검은 색 정장을 한 벌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차에
" 검정색 정장"
이렇게 구두로 내 생일 선물을 받기로 합의가 되었다.
그로 부터 며칠 후
"자네 생일이 며칠이지"
내 눈꼬리가 샥~ 올라가는 걸 느꼈는지
달력 앞으로 다가가더니~
" 어! 여기 써 놨네~"
하면서 엉뚱한 날짜를 짚는다.
스믈 여섯해를 살면서 내 생일 날짜를 스믈 여섯번을 모르는 사람인데
이젠 서운하지도 속상하지도 않았다.
달력 앞에 서서 표시되어 있지도 않은 날짜를 있는 것처럼 넘겨 짚는 제스츄어가 웃음을 낳게 한다.
거기에 비하면 팔순의 시어머니는 늘 정확하게 내 생일 날을 기억하시면서
아이들이 올건지 어떤식으로 생일을 할건지 물어 보신다.
아마 같이 사는 며느리에 대한 관심이 어머니가 나에게 해 줄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 생각하시는 듯...
나는 나름대로 기념할 만한 일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이 일어났던 걸 더 자세하게 기억하고 그때가 되면 마음 아파하고
무슨 의식을 치르듯이 어설프게나마 마음앓이를 하고 지나간다.
미안함도, 그리움도, 아쉬움도 함께 교차되면서...
스스로에게 벌을 주기도 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경멸을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것이 나 만이 갖고 있는 이상한 기념의 방식인가~-_-;;
쉽게 털어버리지 못하는 것도 겉과 다른 소심한 내 속마음이기도 하다.
이것도 뒤끝!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