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생각
오늘 있을 가벼운 산행에 어울리는 작은 가방을 챙기다가...
작은 가방의 비밀 주머니에 얌전히 들어 있을 야생화 씨앗이 생각났다.
지나 간 초여름
계곡을 끼고 있는 주막에서 모임을 가지면서 그 댁 마당에 심겨진 야생화의 씨앗을 받았다.
아쉬운대로 허름한 종이를 구해서 싸 넣어 놓은 기억이 있다.
집에 와서 다른 소품을 꺼내면서 미리 꺼내 놓으면 잊어 버리기 십상이라고 그냥 그대로 두었는데
작은 주머니를 이리 저리 뒤적거려 보았지만 간곳이 없다.
" 왜 없지~" 갸우뚱 거리며 내 기억력을 나무라는데
" 맞다! " 이 가방이 아들 녀석의 옆구리에 붙어서 일본 여행을 다녀온게 아닌가~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
아들이 여행 갈 즈음 인사 차 집으로 내려 왔다.
준비가 잘 되어가는지를 물어 보다가 가방을 살 때 여행 할 때 참 편리 하다는 말을 들었던 거 같아서
아들에게 빌려 주었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와 있던 작은 가방은
가방 안의 비밀스러운 주머니에 비밀스럽게 담겨 있던 아기꽃씨들을
어느 하늘아래에 두고 왔는지 흔적이 없다.
허접스러운 종이에 쌓인 그대로 허접스러운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분리수거 봉지 안에서 숨이 막혀 사라졌는지...
아니면 임시 주인이 낯선 이국의 거리를 걸으면서
안에 숨겨진 작은 영혼들을 미처 보지도 못하고 바람에 날리듯 그렇게 사라져 갔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겉 포장을 하고 있었더냐~
어떤 주인을 만났더냐에 따라 달라져버린 야생화 씨앗의 가치...
인간이 인간에게 매기는 주관적가치도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 없이 비교, 분석 또는 폄하 되는 불쾌함이 있다~-_-;;
지금의 나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