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그리움같은 추억 하나~

엄마의취향 2008. 10. 5. 14:57

 

 

 

가을이다~

가을이 왔다~ 하여도 본격적인 옷 정리를 미루고 있었다.

아직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기 때문에~

 

그러나 오늘의 하늘이 말하기를...

비가 올거야~

그러면 추워질텐데 ~~하며 귀띔을 한다.

아~ 추워지면 어떻게 하지?

근심아닌 근심을 하면서 백수의 휴일 한 나절은 옷 정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작은 내방에 시커멓고 오래 된 서합장을 열어 보니 지난 봄에 옷과 함께 넣어둔 나프탈린 냄새가 진동을 한다

니트를  즐겨 입는 나로서는 잠시 소홀한 옷 보관을 하면 벌레가 좀을 쓸어 더러 옷을 망친적이 있다.

강력한 처방으로 설합 안에 옷을 넣을 때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나프탈린을 같이 넣어둔다.

덕분에 옷을 버리지는 않지만 냄새 때문에  손질을 다시 해야 할 정도가 되어 버린다.

 

옷과 함께 섞여 있다 뛰쳐 나온 털 모자.

이쁜 딸내미 고3시절 수능시험을 볼 때 혹여 내가 머리라도 자르면 부정이라도 탈까 싶어 자꾸만 자라는 머리카락을 자르지도 못하고 털 모자를 쓰고 그 해 가을과 겨울을 그렇게 버티었다.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는 몰라도 엄마가 되어 딸의 공부에 일조한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험날짜가  다가오니 나름 숙연한 마음이 생겼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시험도 잘 보았고 시험 결과가 발표난 이후 저 모자를  벗어 던졌다.

그  이후에는 써 본적이 없다.

 

나도 은근히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나봐~~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