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이럴 때는~

엄마의취향 2008. 10. 6. 14:22

하늘이 흐리다.

비가 올까? 저러다 말까?

햇볕이 잠시 얼굴을 비치길래 어머니의 이불을 퍽!퍽!(감정은 없슴) 털어서 햇살에 널고

비오기 전의 푸닥거리 같은 먼지 털고 대청소를 하던 중~

 

제목도 모르는 리듬의 내 휴대폰 음악이 들린다~

" * 회장님~~"

첫 마디가 아부성 멘트이면 부탁이 들어 있는 그녀의 전화다.

내용인 즉~

오늘 오후에 단체 장들의 회의가 있는데 자기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으니 내가 대신 참석을 해 주었으면 하는 부탁이었다.

회의의 내용도 모르고 더구나 단체장들만 모인다는데 무슨 안건인지는 모르지만 현 회장이 참석해야 될거 같다고 거절했다.

차라리  대신 가서 봉사를 하라거나 일을 하라면 내가 해 줄수 있다고 하면서...

그녀는 전화기를 붙들고 사정을 한다.

내가 목소리를 더 높였다. 

좁은 읍내에 단체장들이라고 해 봤자 다 아는 얼굴들이겠지만  내가 무슨 자리라도 맡고 있는 줄 오해 받기도 싫고 물끄러미 앉아서 자리를 지키는 상황도  싫었다.

특히나 예전부터 막무가내인 그녀의 처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가 못 나가면 담당자에게 딱 부러지게 못 나가게 되는 이유를  설명을 하면 될텐데 말이지~

 

인구 작은 읍내에 무슨 단체는 그리 많은지

돌아가며 단체장을 해야 할 지경이다~

물론 그런 것도 일종의 봉사라는 건 안다.

내 입장을 너무 내세워서 그 쪽에서 보면 얄밉게 행동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처해있는 여건상 제대로 봉사를 못할 처지이면 아예 맡지 않는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번 이사간다고 뻥을 쳤기 때문에~)

 

너무나 냉정하게 조목조목 안 가는 이유를 설명하고 전화를 끊으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미안함이 자리한다.

일이 바빠서 못 가는 마음이 오죽하랴 싶었다.

그러나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까짓 내 얼굴이나 그 자리의 어색함을 접어두고 그녀의 부탁에 흔쾌하게 응했을텐데~

그런것도 다 자업자득이라 생각한다.

 

요렇게 모질게 굴다가 낸중에 나도 무슨 꼴을 당할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자업자득이겠지~

어쨌거나 미안하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