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는~
하늘이 흐리다.
비가 올까? 저러다 말까?
햇볕이 잠시 얼굴을 비치길래 어머니의 이불을 퍽!퍽!(감정은 없슴) 털어서 햇살에 널고
비오기 전의 푸닥거리 같은 먼지 털고 대청소를 하던 중~
제목도 모르는 리듬의 내 휴대폰 음악이 들린다~
" * 회장님~~"
첫 마디가 아부성 멘트이면 부탁이 들어 있는 그녀의 전화다.
내용인 즉~
오늘 오후에 단체 장들의 회의가 있는데 자기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으니 내가 대신 참석을 해 주었으면 하는 부탁이었다.
회의의 내용도 모르고 더구나 단체장들만 모인다는데 무슨 안건인지는 모르지만 현 회장이 참석해야 될거 같다고 거절했다.
차라리 대신 가서 봉사를 하라거나 일을 하라면 내가 해 줄수 있다고 하면서...
그녀는 전화기를 붙들고 사정을 한다.
내가 목소리를 더 높였다.
좁은 읍내에 단체장들이라고 해 봤자 다 아는 얼굴들이겠지만 내가 무슨 자리라도 맡고 있는 줄 오해 받기도 싫고 물끄러미 앉아서 자리를 지키는 상황도 싫었다.
특히나 예전부터 막무가내인 그녀의 처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가 못 나가면 담당자에게 딱 부러지게 못 나가게 되는 이유를 설명을 하면 될텐데 말이지~
인구 작은 읍내에 무슨 단체는 그리 많은지
돌아가며 단체장을 해야 할 지경이다~
물론 그런 것도 일종의 봉사라는 건 안다.
내 입장을 너무 내세워서 그 쪽에서 보면 얄밉게 행동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처해있는 여건상 제대로 봉사를 못할 처지이면 아예 맡지 않는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번 이사간다고 뻥을 쳤기 때문에~)
너무나 냉정하게 조목조목 안 가는 이유를 설명하고 전화를 끊으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미안함이 자리한다.
일이 바빠서 못 가는 마음이 오죽하랴 싶었다.
그러나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까짓 내 얼굴이나 그 자리의 어색함을 접어두고 그녀의 부탁에 흔쾌하게 응했을텐데~
그런것도 다 자업자득이라 생각한다.
요렇게 모질게 굴다가 낸중에 나도 무슨 꼴을 당할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자업자득이겠지~
어쨌거나 미안하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