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잘 난척의 댓가

엄마의취향 2008. 10. 28. 22:24

요즘 옆지기는 가을을 탄다.

그나마 살아 있던 말수도 줄어 들었다.

늘 내가 먼저 삐져서 시비를 걸었었는데

요즘은  툭 던지는 내 농담에도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장작 패면서 잘 난척 한 내 말에 삐졌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약자가 되어 잘난 척을 못하는 처지가 되면 난 어떻게 했을까?

 

요즘 나는 잘난 척 하면서 화목 보일러에 불을 지피다가 휙! 하고 뛰쳐나온 불 끝에 내 머리가 꾸슬었다.

별로 말이 없는 옆지기에게 응석 좀 부릴려고

" 자기야~힝~ 나 머리 탔다! ( 조금 과장해서~~)

하면서 치대었더니 예상치 못한 반응이 돌아왔다.

 

" 그냥 기름 보일러 쓰면 편하고 좋~~~을텐데~ 왜 사서 고생을 해~

 

맞다! 내 발등을 내가 찧었다.

나무하느라 낑낑대고 아침 저녁으로 불 때느라 낑낑대고...

왈!왈!왈! 거렸다고 옆지기에게 한 방 먹고 염장 난 속 다스리느라 낑낑거린다.

 

쳇! 처음에는 공짜로 집이 뜨뜻해서 좋다고 했으면서

이젠 완전 오리발을 내 미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