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내가 말을 하면 그 말에 대한 반응을 소리없이 하는 습관이 있는 옆지기.
대답을 들을 일이 있어서 물어보면
말 없음이 이어지면 거절의 표시이고...
승낙의 표시도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신한다.
그래서 그렇게 되었을까?
내가 옆지기가 아닌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습관처럼 표정을 하나도 놓치지 않을려고
말하는 상대방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고
상대방의 작은 몸짓에서도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도 생겼다.
내가 물어보고 내가 대답하는 일도 있다.
여러사람과 의견을 나눌 때에도 대답에 지쳐있는 듣는이를 위해 내가 나서는 일이 잦다.
더러는 오해를 받는 일도 있지만
읽지 않아도 될 마음까지 읽어서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피곤한 일도 생긴다.
요새는 옆지기는 얼굴의 표정까지 없어져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를 경우도 있어서 대체로 기분이 좋음! 나쁨! 정도로만 읽고 있다.
내가 말을 한 후에도
내 이야기를 들었을까?
못 들었나?
내가 갸우뚱 하는 일이 잦아진다~
대답을 채근하면 " 생각 중~" 이란다~-_-;;
이제는 습관이 깊어져서 본인이 하는 행동이 참 답답하다는 걸 못 느끼는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되어졌다.
원래 말이 없고 조용한 사람이긴 했지만...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고친다~~내가!
오늘 아침!
옆지기가 세탁기 돌리는 나를 보더니
" 집안의 냄새가 세탁기에서 물이새서 그런거 아닌가~~" 했다.
"......( 갸우뚱)" 몸짓만 했다.
내가 못 들은 줄 알았는지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한다.
"........(다시 한번 갸우뚱)" 했다.
나를 쳐다보지 않았던 옆지기는 마누라가 자기 말에 코 대답도 없다고 삐진듯 보였다.
( 그렇게 하는 나도 얼마나 답답하겠어~~~)
나도 앞으로는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을 해서
그동안의 나의 답답함을 체험시켜 주리라 굳게 다짐한다~~~~~
" 다짐 불끈!!!"
나를 위한것이 아니라 더 심해지는 옆지기의 증상완화를 위해서라도
늦었지만 시도는 해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