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에구~~

엄마의취향 2009. 8. 4. 09:37

지인 한 분께서 김장을 담을 때

속이 꽉 찬 배추보다 성글게 찬 배추로 김치를 담그신다 했다.

맛 또한 쥑여준다고...

약간 늦게 심으면 그런 배추의 수확도 가능하기에

혼잣말로

올해는 배추를 심어서 야심차게 김장을 해 볼까~ 하며 혼잣말을 했을 뿐인데...

 

어제 한 낮

내 동거인 한 사람이 낫을 들고서는 나를 불러낸다.

헉! 저건 내 결혼생활 27년 동안은 못 보던 포스인데~~~갸우뚱~~~

 

" 왜 불러~"

" 이 밭에 옥수수 다 땄으면 베어 없앨까?"

" 뭐 할라꼬~~"

" 배추 심을까~ 해서"

" 조건이 있따~"

" 뭔데~"

"첫째 시작을 했으면 끝이 보이게 할 것

 둘째 베고 난 뿌리까지 없애어 줄것

 셋째 베어놓은 옥수수 대 보일러 앞 까지 가져다 놓을 것

 그거 몬 할거 같으면 건디리지 말고~~~"

 

말 없이 베기 시작하는 거 보니 마음은 굳게 먹고 시작을 하는가 본데

여름 한 낮 땡볕에 일 시작을 하는 사람이 어디  농사꾼이여?

 

두 고랑을 베고는 정신이 나갔는지

팥 빙수를 들고는 원두막에 넋을 놓고 앉아있다.

 

오후 새참에 옥수수 찌고 호박지짐 부쳐서 매실주 한잔을 하는데

오신 손님과 대화도 안된다~~

 

텃밭 농사도 아무나 짓는게 아녀~~

마누라 농사만 잘 지으면 저절로 김치가 입으로 들어올텐데

왜~~ 왜~~왜~~

내  빈정에 석유를 들이 붓는 겨~~~

마누라가 뒤끝 오~~~~래 가는거 몰러?

 

나도 한 달 넘도록 발악을 해 댔으니

이젠 슬슬 꼬리를 거둘 때가 돌아온 것 같다.

 

내 아무리 발악을 해도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양반이랑은 당최 대적이 안되니....

 

 

 

 

 

 

(지금 가보니 꼴랑 한 고랑을 베고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