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지인 한 분께서 김장을 담을 때
속이 꽉 찬 배추보다 성글게 찬 배추로 김치를 담그신다 했다.
맛 또한 쥑여준다고...
약간 늦게 심으면 그런 배추의 수확도 가능하기에
혼잣말로
올해는 배추를 심어서 야심차게 김장을 해 볼까~ 하며 혼잣말을 했을 뿐인데...
어제 한 낮
내 동거인 한 사람이 낫을 들고서는 나를 불러낸다.
헉! 저건 내 결혼생활 27년 동안은 못 보던 포스인데~~~갸우뚱~~~
" 왜 불러~"
" 이 밭에 옥수수 다 땄으면 베어 없앨까?"
" 뭐 할라꼬~~"
" 배추 심을까~ 해서"
" 조건이 있따~"
" 뭔데~"
"첫째 시작을 했으면 끝이 보이게 할 것
둘째 베고 난 뿌리까지 없애어 줄것
셋째 베어놓은 옥수수 대 보일러 앞 까지 가져다 놓을 것
그거 몬 할거 같으면 건디리지 말고~~~"
말 없이 베기 시작하는 거 보니 마음은 굳게 먹고 시작을 하는가 본데
여름 한 낮 땡볕에 일 시작을 하는 사람이 어디 농사꾼이여?
두 고랑을 베고는 정신이 나갔는지
팥 빙수를 들고는 원두막에 넋을 놓고 앉아있다.
오후 새참에 옥수수 찌고 호박지짐 부쳐서 매실주 한잔을 하는데
오신 손님과 대화도 안된다~~
텃밭 농사도 아무나 짓는게 아녀~~
마누라 농사만 잘 지으면 저절로 김치가 입으로 들어올텐데
왜~~ 왜~~왜~~
내 빈정에 석유를 들이 붓는 겨~~~
마누라가 뒤끝 오~~~~래 가는거 몰러?
나도 한 달 넘도록 발악을 해 댔으니
이젠 슬슬 꼬리를 거둘 때가 돌아온 것 같다.
내 아무리 발악을 해도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양반이랑은 당최 대적이 안되니....
(지금 가보니 꼴랑 한 고랑을 베고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