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과여행

만수봉

엄마의취향 2009. 8. 6. 15:59

 여름 산행은 계곡을 끼고 올라야 제 멋이다~

누가? 내가~~~

 

여름.

생각만 해도 숨이 헉헉막히는데 산을 오른다고 생각하면

극기훈련과 다를바가 무엇이 있겠나~

극기훈련 받을만큼 뭐 그게 잘못한 것도 없꼬~~

 

일행과는 다르게 느지막히 출발했다.

본격적인 산행을 하려는데

먼저 올라갔던 사람들이 다시 되짚어 내려온다

가만히 보니

갈림길에서 같은 만수봉을 오르더라도 2.4키로의 가파른코스와 4.9키로의 여유만만코스가 있다.

 

물론 여유만만으로 선택을 하고

동행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음에 안들었던 사람 흉도 쬄 보고

좋아했던 사람은 지금 무얼할까~ 추억속에서 끄집어도 내 보고...

그렇게 도착한 곳이 정상 600미터 전.

 

먼저 정상을 밟았던 분이 내려오시면서

지금부터가 가파른 길의 시작이라고 웬만하면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하셨다.

 

산행을 다니다 보면

갈길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여지없이 금방 도착한다고 힘을 내라고 이른다.

그 말에 속아

죽을만큼 힘이 들었던 적도 있고

그 말 덕분에 정상을 정복한 적도 있지만...

 

이번 산행 만큼을 절대 무리하지 않기로 작심했던 바

그 분의 말씀대로 고지 정복을 눈 앞에 두고 점심 상을 깔았다.

밥을 먹으면서 시원했던 바람이 밥을 다 먹을즈음에는 추운 바람이 되었다.

계곡을 낀 산속이지만 끈끈한 땀에 젖어있던 몸이

불어오는 바람에 긴옷을 꺼내입고 밥을 먹을 정도였다.

 

그냥 내려오니

한 마디씩은 다 하신다~

왜 여기서 포기를 하느냐고 조금만 가면 정상인데~

 

물론 나도 욕심은 났다.

그러나 곧 마음을 비웠다.

정상을 눈 앞에 두고 포기한 것이 어찌 산행뿐이던가

아둥바둥 살지 말자고 다짐한 내 세상살이대로라면 정상정복이 무슨 큰 대수인가 싶었다.

 

변명치고는 너무 거창한가? 갸우뚱~~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릴 때 기다리시던 연하남 상무님께서 정상을 다녀왔느냐고 하셨다.

머뭇머뭇! 하다가 네~~~~ 했더니

웬지 정상을 안 올라갔을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농담을 하셨다.

쬠  찔렸다~~ㅋ

 

 

 자연탐방로 답게 출입구에서 관리하는 이쁜언니들이 계곡에 손이나 발을 담그면 안된다고

일행들에게도 주지를 시켜달라고 하셨다.

너무 상냥하게 웃으며 설명을 하길래 웃음이 전파되어서 같이 웃으며 대답을 하게 되었다.

 

 

 관리를 잘 해서인지 물이 정말 맑고 훼손되지 않았던 경관이 자연스러워서 참 좋았다~

 

 

 야생화들의 천국!

음지에 사는 식물과 양지에 사는 식물을 잘 구별해 놓았으나

사진을 찍기에는 햇살이 너무 따가웠다.

 

 들어가서 밟기가 뭣하여서 입구에서 찍을 수 있는것만 찍었다.

요즘 들어서 계속생각되는건데 참 아름다운 야생화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이름을 모른다~ 까 먹었다~

 

 

우리집에 있는것과 비슷했으나 짙은 색의 꽃 색이 더 선명하고 눈에 들어왔다~

 

 

역시 키는 훌쩍 컷지만 여기서 꽃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는 ...

 

 사진기가 꼬져서 색이 안 이쁘게 나왔네~~

 

산행이라면 험한 산을 씩씩하게 다녀와야 산행을 했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의 산행을 앞으로는 즐겨 할려는 생각이다~

가까운 산이라도 자주 오르는 ...

가 보았던 산이어도 다시 더보기를 하는 ...

 

더운 날씨에 머리가 계속 무거워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자리를 지키고 잠을 잤지만

아마도 오랫만의 야외나들이가 피곤하기도 했기 때문일테지~

 

늦은 산행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