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사람들
마음
엄마의취향
2009. 10. 28. 07:15
낮에 우체국 택배에서 귤이 한 상자 배달이 되었다.
경산에서 옆지기 친구가 보낸...
나와 내 주변이들은 서로 무언가를 뜬금없이 보내는데 익숙해 있길래
" 아~ 귤을 먹다보니 맛있어서 보냈구나~' 하며 잊고 있었다.
그런데 늦은 저녁에 옆지기가
집에 있던 귤이 맛이 없고 어쩌고 저쩌고 구시렁구시렁 하길래 새 상자를 뜯었다.
상자안에는 귤이 아닌 대추가 한 가득 들어있다.
농사를 지어 맛을 보라고 해마다 얻어먹기는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얼마 전 안부차 통화를 하는데
유기농으로 대추농사를 짓는다고 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다가 수확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했고
어머니가 넘어지셔서 엉치뼈가 부러져서 요양원에 계시다는 소식을 함께 전해 들었다.
목소리가 허하게 느껴져서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지않나 하는 느낌도 받았다.
내가 우스개소리로
" 저랑 양로원 동기생 해야 하니까 건강 잘 유지하고 계세요~" 라며 통화를 끝내긴 했지만
통화의 여운이~
그 친구분 목소리의 여운이 여러 날 내 마음을 낮게 끌어 내리고 있었다.
대추를 쓸어 쓰다듬으며 대추를 보낸 사람이 정말 야속했다.
대추를 어찌 먹으라고 그 친구의 상처를 먹는것과 같을텐데...
해마다 수확이 끝나고 해를 넘겨 대추 자루를 들고 우리 집을 찾아 오지만
올해는 아예 올 생각을 접어두고 소확과 더불어 우리 집을 찾아온 대추가 그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는듯 하다.
마음이 깊고 선한 이 사람에게 더 이상의 시련은 없었으면 한다.
힘을 냅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