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강토가 계속 밥을 먹지 않고 활력도 없고 마르기까지 한다.
그 동안 개를 키워 본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묶어두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던 녀석들은
며칠을 앓다가 다시 툭 털고 일어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가축병원에 데려가야지 않겠느냐는 옆지기의 말을 못 들은 척~ 했다.
그렇다고 두고 볼 수만은 없어서 영양제와 해열제와 밥을 안 먹는데 대한 치료제를 사왔다.
며칠을 가만히 소파위에서 웅크리던 녀석이 어제 주사를 놓은 이후로는 이리 저리 자리를 이동하며
조금의 움직임이 보였다.
오늘 아침 다시 영양제와 치료제를 놓고 살아나겠거니 했는데...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앉아있던 강토가 점심 때 쯤에 없어져 버렸다.
샅샅이 주변을 다 살펴도 안 보이고~
집 밖을 수 십번 들락날락 거리며 교대로 찾아봐도 안 보인다.
내 생각; 영리한 개니까 죽는 모습을 주인에게 안 보일려고 그럴까?
옆지기 생각; 어딜 꼭 다녀와야 할 데가 있어서 다니러 간게 아닐까?
옆지기의 산책동료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했었는데
어디가서 고생을 하지말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2
아침 늦잠.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 일어났으니~
꿈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잠을 깨고 나니 오늘은 가만히 집안 일이나 해야겠다는 생각!
어제부터 흰콩을 불려서 콩비지를 해 먹고 청국장을 띄울려고 준비를 했다.
하루종일 푹 삶았다.
논에서 주워온 짚을 씻어 말려서 보자기에 담긴 콩을 덮고
그 위에 다시 보자기를 덮고 보일러가 제일 처음 들어오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내일 모레 글피에 꺼내면 된다.
냄새난다고 집 안에 두지 말라는 옆지기의 잔소리가 있었다.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걸 만드는데도 잔소리를 하는 옆지기의 양심을 꺼내서
양심평가단에게 평가를 받아보는게 어떨까?
만약에 그런 곳이 있다면!
#3
마늘을 까서 얇게 써는데 집 안에 마늘냄새가 진동을 한다.
말려서 가루로 빻으면 두고 먹기에 좋다는 어머니의 의견이 있어서 시도를 했지만
말리는것도 겨울엔 큰일이고 말리면서 향도 다 날아가서 마늘의 구실을 못할 것 같다.
노인의 마음 편하고자 그 말을 듣고 그대로 했지만 요건 아닌데~~
놀이방에서 오신 어머니께 외투도 벗기전에 설명을 했다.
" 어머니 마늘을 저며 놓으니 향이 다 날아가고
말리는데 시간이 걸려서 먼지가 앉아서 정작 먹을라고 하면 지저분해서 먹기 싫을 것 같아요`
그냥 절구에 빻아서 먹을래요~ 썰어 놓은 것만 말리고요~"
그래도
며느리가 시도를 했다는 것에 만족을 하셨을까?
두 보구니나 썰어 놓은 마늘을 보시더니 그러자고 하셨다~
#4
이름도 모를 화분에 맺힌 봉오리가 오가는 식구들 옷 자락에 목이 부러졌다.
기억하기로는 춤추는발레리나 닮았던 꽃이 아닐까 싶은데...
피기도 전에 꺽인 꽃이 가엾기도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