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그 남자

엄마의취향 2009. 12. 1. 21:03

퇴직 후 전원 생활 겸 귀농을 하신 이웃이 계신다.

처음엔 남자 분 혼자 내려와서 소일거리 겸 농사를 지으셨다.

엇배기 농사꾼의 외로움을 아는 옆지기가 위로 겸 식사초대도 하고 

비오는 날은 모여서 밥 내기 화투도 쳤다.

 

얼마 전

그 분의 아내도 시골로 내려오셨다.

그 이후 그 남자의 그림자는 볼 수가 없다.

무서움을 탄다는 아내에게 꼭 붙들려서 24시간 대기봉사를 하고 계신다는...

 

대 부분의 나이가 든 부부일 경우에

남편이 아내를 구속하는 경우가 더 많던데...

 

평생을 직장에 매여 있다가 전원생활의 자유로움을 맛 보고자 하는 남자의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다면......

 아~생각만 해도 내가 답답하다.

 

실천에 꼭 옮기지는 못해도 옆지기는 나에게 관대한 편이다.

룸 메이트를 벗어나 홈 메이트로 바뀐지도 꽤 되었지만

친구처럼 오빠처럼 평화롭게

또는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모를 격렬한 전투태세를 취하면서 

살아내는 우리의 일상이 인생의 페이지를 장식하는 부분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있다.

 

각자의 아지트를 구축하고 있으면서

때론 손해보는듯 하지만

결코 승자는 없는...

 

그 남자가 안스러워지는 건

지금의 내가 본의아니게 밟아가는 수순이 그러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