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흥부네 아이들~

엄마의취향 2010. 2. 1. 09:45

개눈에는 뭐 밖에 안보인다는 말 정말 딱 들어맞는다.

 

작년부터 집 보온을 화목보일러로 바꾼 후 부터는

등산가서도 굴러다니는 나무만 보아도

땔감으로 집에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느날

큰 길에서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길 목에 조경하는 사람이 철수해놓은건지 모르지만

대형트럭으로 가져다 놓은 잡동사니 땔감이 버려져있다.

주로 내 팔뚝만하고 길이는 8 미터가 넘는  대나무가 주류이고 나머지는 단단한 몽둥이로 된 나무따위들...

그 댁 머슴한테 물어봤더니 필요없다고 가져가라고 했다.

에헤라디야~~

 

그러나

막상 옮기려니 대나무 길이가 길어서 열개 정도 묶어서 끌고 오는 방법외에는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나의 편리한 긍정적인 마인드대로

살도 뺄겸

운동도 할 겸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집으로 끌어 옮기는데...

 

요란한 소리에 집안에 있던 아들이 도와준다고 옷을 챙겨입고 나온다.

 

"괜찮아~ 엄마 운동삼아 하는데 뭘~"

"저도 운동삼아 하죠 뭘~"

"에잉~ 어떻게 @@@@출신 아들을 엄마 때문에 이런거 나르게 해~" (진심 이었다)

"설겆이도 하는데요 괜찮아요~"

 

이렇게 본의아니게 아들까지 동원해서 땔감을 나르는데

조금 후에

집안에 있던 이쁜 딸내미가 도와준다고 나왔다~

나의 외출용구두와 선물받은 후드티를 입고서...

기특도 하고 어이도 없고...

그렇지만 엄마의 외출용 신발은 심했다고 했더니 다시 갈아신고 나왔다.

내가 아끼는 등산화로...-_-;;

 

어쟀든

우리 세식구가 일렬로 긴~ 대나무땔감을 줄에 매달고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땔감을 날랐다.

엄마 잘 만나서 참 아이들에게 못할 일 시킨다 싶기고 하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엄마 일에 동참하는 아이들이 고맙기도 하고...

그렇다고 애비없는 자식도 아니고ㅋ

 

집안에서 나오지 못하는 옆지기의 잔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왜 화목 보일러로 바꾸어가지고 이 난리를 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