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

엄마의취향 2012. 8. 2. 12:27

#

그 동안  우리 집 시원 타고 너무 호들갑을 떨었나.

요 며칠은 땀이 흐른다는 걸 당최 이해 못하고 살아온 지난 세월이 무색해진다.

에어컨을 틀고 선풍기에겐 보조를 시키고 찬물을 뒤집어 쓰면서 하루하루를 연명 했다.

어머니가 안 계셨으면 현모씨는 영양실조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

 

신혼 초, 우리는 휴가 안가냐는 마누라 질문에 평생 휴가 와 있을텐데 또 휴가를 가냐는 쌩뚱맞는 남편의 대답이 이제사 수긍이 간다.

도시를 다녀오는 중에 고속도로 곳곳이 휴가인파체증으로 열기를 더하고 있으니

나무 들 속에 자리 잡은 우리의 오두막이 휴가지 인것을...

 

#

정확히 13개월 28일 먼저 태어난 오빠 덕에 이쁜 딸이 필요했던 노트 북이 선물이 되어서 전해졌다.

학기 말미에 논문준비로 성능이 좋은 컴퓨터가 있어야 한다더니...

부모 된 입장에서 그 녀석의 오빠노릇이 참 고마웠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는 했지만~^^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밴 녀석, 정말 돈 쓸 줄 아는구나~^^

 

#

농사 2차전에 돌입했다.

가을 청오이를 심기 위해 감자 캐어 낸 곳에 거름을 펴고 비닐을 씌우고 오이 열 포기를 심었고

나이 들어 쓰러진 상추를 걷어내고 청상추 모종을 사다가 뒤를 이어주었다.

덥네 덥네 타령을 하여도 신새벽 세시간은 아직도 일 할맛 나는 청명함이 있다.

 

오이 열 다섯포기 심어서 이곳 저곳 퍼다 나르고도 남아 늙어 노각이 되면 노각만 드신다는 이모부님을 위해서 시이모님께 스므개 남짓 가져다 드렸다. 별 것 아닌 것에 고마워하는 마음을 생각하며 더운 날도 참게 된다는...

무공해라는 정성을 드셨으면 좋겠다.

 

#

육계장을 끓였다.

원두막에서 전기렌지에서 곰솥 한가득, 더운날 이열치열이라고...

처음 끓였는데 맛있게 되었는지 현모씨가 식사중에 아무리 생각해도 맛있다고 했다.

내가 못하는게 뭐 있어~~~ㅋ

 

#

낫으로 풀과의 전쟁을 하다가 하다가~

진입로 가운데 돌틈에 있는 풀들은  제초제를 뿌렸다.

아주 어린 방아깨비들이 약 냄새에 놀란 듯 뛰어 달아나고 풀 속에 쉬고 있던 개구리도 풀쩍 뛰어서 달아난다.

내년은 조금 더 부지런을 떨어서 제초제를 뿌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매년 풀이 있거나 없거나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올해는 왜 자꾸 눈에 거슬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