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누구도 거부 할 수 없는 계절의 변화.
봄 가뭄에 늦은 장마에 절기가 일러서 추석도 지났지만 한낮 따가운 햇살은
긴팔 셔츠를 입고 밭머리에 서성이는 아낙의 등허리에 땀이 흐른다.
세포기 심은 수세미가 열 다섯 포기 심은 오이를 제치고 완승을 거두었다.
아직도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고
어떤이는 수세미청을 만든다고도 하던데
어떤 효능이 있는지
어느 상태의 열매를 사용하는지...
간혹 지붕위에서 툭툭 거리면서 떨어지던게 도토리였다.
깻잎을 따다가 생각지도 않게 주운 도토리~ 가만히 살펴보니 지천이 도토리다.
아직 여름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 생각했는데
정말 가을인가 봐~~-_-;;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비둘기도 먹고 까치도 먹고
낡은 셔츠를 걸어두어도 사람이 아닌 줄 눈치채고 끼니 때마다 친구들까지
동원해서 먹고 남은 것들~~
깨끗이 손질해서 옥수수 물을 끓여서 겨울내내 먹을 예정.
여름엔 물 끓이기엔 너무 더우니까 생수 사다먹는 중.
호박 다섯포기 심었는데
누런 호박 다섯 덩이만 달랑 달려 있었는데
우와~~ 어느새 늙어가는 호박도 있을 정도로 많이 맺혀 있었다.
어차피 늙은 호박이 되기전에 사라질거면 일찍 따는게 상책.
가을은 풍요로움을 상징한다는데
저리 저리 둘러보면 사방에 먹을 게 지천이다.
안 보면 그냥 지나칠 토마토까지 일거리를 보태고 있다.
올해는 강아지들이 건들지 않아서 곱게 핀 가을 꽃?
몇 포기 얻어다 심은 금잔화? 문전 성시를 이루고
강아지 집 앞에 심은 맨드라미
우리 복길이 마음이 꽃을 보며 정화되라고~~
풀어 놓고 키울 수 없으니~~-_-;;
털이 조금 자라서 활발해진 복길이~
개 옷은 함부로 벗기는게 아닌가봐~~ 털 몽땅 깍아주고 우울해 하는 복길이에게
미안해보긴 처음.
임마~ 너 시원하라고 그런 거였어~~
오늘 가스렌지 새로 장착.
추석에 집에 왔던 아드님이 오래되어 부실했던 엄마의 가스렌지를 교환해 줌.
세심하고 다정하기 짝이 없는 아드님.
누가 며느님이 될지 복 터진 겨~~
그간 우리 집 가전제품을 다 바꿔주었으니 진정 효자로 임명함.
요새
주변의 풀을 열심히 깍고 있다.
내가 가을이 싫은 이유 중의 하나가 누렇게 쓰러져 길 옆으로 누운 풀들과
밭에서 정리되지 않고 봄까지 기다리며 말라가는 대궁이들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예초기로 풀 베는 거 하루에 십만원 정도 인건비 들어가는데
나는 올해만 해도 몇 백만원은 거뜬히 벌었다고 위안을 삼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