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착한 딸 이쁜 딸을 둔 덕분에 작년 삿뽀로에 이어 올해는 오사카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일본으로 또 가게 된건 비행공포증이 있는 내가 짧은 비행거리를 원했고
3박4일 주어진 일정에 이동거리를 최대한 짧게 잡고 많이 보고 오고 싶기도 했다.
지난 삿뽀로에서는 날씨가 여행을 반감시켜서인지
추워~추워~와 우산과 우비를 사러 돌아다닌 기억이 제일 크게 남아서 인지
이번 오사카행은 엄마의 컨디션,볼거리,쇼핑거리 등등을 고려한 딸의 배려라고 생각했으나~~
출 발 하루전에 신발을 최대한 편한 걸로 신고 오라는 딸의 주문이 들어왔다.
하물며 신발을 여러개 가지고 와서 자기한테 검사를 맡아야 된다는~~
그럴 때 이미 알아봤어야 하는데~~
머 내가 안 걷고 땡깡을 놓으면 되지 라며 배짱 좋게 밴시몽 신발 21500짜리 납작하고 가벼운 걸 신고 갔다.
새벽 비행기라서 즈그 집에서 자고 출발을 하는데 딸은 나와는 달리 엄청 편한 쿠션 운동화를 신었더라~
나도 영 불편하면 하나 사 신어야지 생각하면서 출발했다.
서울 갈 때 차를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지하철 환승이 장난이 아니게 많이 걸어서 인데
심지어 요금도 비싼 일본 지하철의 환승은 엄청 걸어야 했다.
이동하면서 걷고~
유적지 다니면서 걷고~
밥 먹으러 다니면서 걷고~
쇼핑하면서 걷고~
심지어 길 잘못 들어서 걷고~
첫날은 내 휴대폰에 깔린 만보기에 20키로를 걸었고
둘쨋날은 15키로
셋쨋날은 내가 다리 힘 빠져서 다리를 접지르는 바람에 양호하게 12키로를 걸었다.
덕분에 내가 원하던 스뎅도 사고 도자기그릇도 사고 고베에 가서 밤바다의 야경도 보고 교토에서 벚꽂도 실컷 보고
아~ 여기 일본이구나 하는 거리들을 섭렵하고 왔다.
둘쨋날은 히메지 성을 구경했다~ 비가 왔으나 춥지 않으니 오히려 분위기가 더 좋았다.
정작 체력이 떨어진 건 딸이어서 걱정이 될 정도였다.
직장생활이 녹록치 않겠지~ 투자 팀에서 일을 하니 대부분 야근을 하고 주말에서 여러 행사로 제대로 쉬지 못하고
결혼을 했으니 남편도 챙겨야 하고~
까다로운 엄마를 데리고 왔으니 실수하지 않고 제대로 많이 보여 줄려고 애쓰는데 나는 따라다니면서 징징징 거렸다.
왜 이렇게 머냐고
왜 이렇게 복잡 하냐고
왜 배가 고픈데 밥 안먹느냐고
왜 내가 사고 싶은거 있는데 안가냐고
마지막 날 밤 비행기를 타는데 피곤에 절어 표정마저 없어진 딸을 보니 미안 했다,
앞으로는 딸 힘들게 하지 말고 따라 다니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집에 도착한 딸이 엄마! 다음에는 동남아!! 그러길래 콜~~~~이라고 했다~~~아
편의점에서 맥주 사면서 민증 까야 했던 딸!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싸인 받으러 올라 오셔서 어른은 안계시니? 했다는 딸
너의 동안 미모는 다 엄마 덕분이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