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아침까지만 해도 매우 쌀쌀했다.
서울 다녀 오는 길에 눈발이 휘날리더니 날씨가 한 풀 꺽인듯하다~
원래 오늘 눈 주사 맞는 날인데
의사선생님의 스케쥴에 따라 일주일 미뤄졌다.
그래서
다리 부러진 아들 찬거리 공수할겸 서울갔다가 화장실 청소도 해 주고 왔다.
깔끔하게 정리정돈 잘하고 사는데
왜 화장실은 정리가 안되는지 의문이다~
남자라서 그런가? 정리정돈과 청소에는 젬병인 날 닮아서 그런지~
뭐 먹고 싶냐고 했더니
오징어 김치부침이 먹고 싶다고 해서
비싼 오징어 두마리에 13500을 주고 사 가지고 묵은 김치 한쪽도가져가서
두 판을 해 놓고 내려왔다~
집에 내려오면 항시 해 달라고 하는 음식인데 그거 먹으로 집에 내려 올 때도 있다.
마누라는 김치부침 잘하는 사람 얻으면 되겠네~
북어가 집에 있는게 세마리 밖에 없어서
아들,딸 두 집 한쪽 반씩 공평히 나누어 주었고
오븐 있어도 군고구마 못해 먹는 줄 알고 딸네 꺼까지 해갔더니
해 먹었다네~
목살 눌러서 양념해 놓았는데 나 만 먹고 있다~
우리 가족은 왜 이런 걸 싫어할까~
고기는 항상 손님용으로만 알고 있으니
늘 손님을 부를 수도 없고~
어머니 주간 보호센타가 문을 닫았다.
수지타산이 안 맞다고 일주일 휴원 하더니 느닷없이 문을 닫았으니
나도 걱정이 많지만 어머니도 걱정이 많으시다~
이젠 정말 요양원가게 되나보다 생각하시는듯~
어딜 가기 좋아하고 한 시라도 심심한 걸 못 견디시는 양반과 지낼 생각을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은 있고
나쁜 일이 생기면 좋은 일이 항상 뒤따른다는 걸 내 나이가 되면 알게 된다~
뭐 어찌 되겠지~
그렇게 가신다던 요양원을 가시던가
며느리 치마꼬리 잡지 않고 외출도 봐 줄 수 있는 시어머니가 되시던가~
내 인생도 참 딱하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