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동네동무가 콩나물 콩을 줌
준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콩나물 기르기를 시작했다.
예전 새댁 때 시골살이를 처음 시작하니까 남들이 하는 건 다해야 하는 줄 알고
겨울에는 시루에 콩나물을 길러서 먹었다.
양을 가늠하지 못했었던지 날마다 콩나물시리즈로 밥상을 채웠으나 오동통 맛있는 콩나물은
그때 이후로 먹어 본적이 없슴.
읍내 한 번 가려면 시내버스를 타러 큰 길까지 걸어가서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 기다리느라
한 나절이었으니 콩나물이 효자였겠네~지금 생각하니~
옛날 생각하면서 인터넷에서 시루 검색하다가
주전자에서도 기를 수 있다고 해서 시도 해 봤다~
10시간 불려서 주전자에 담고 새 행주로 덮고 그 위에 플라스틱 뚜껑으로 눌러주었다
숨구멍은 주전자 주둥이~ㅎ
뚜껑을 덮으니 수분이 덜 날아가서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는데
걱정은 콩나물이 자라면서 숨구멍이 답답해서 무르지나 않을까 걱정.
콩을 불릴 때는 얼마 안되는 것 같았는데
자라는 모양새를 보니 아마도 열 흘 후쯤이면 내가 콩나물만 먹어서
키가 한 뼘쯤 자라 있을지도 모름.
내가 옛날 여자치고 큰 키인데 어렸을 때 엄마가 콩나물 반찬을 많이 해 주어서
그렇다고 믿고 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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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차 고영희씨 중성화 시킴
집안에 갇혀 사는 게 슬퍼 보여서 일주일에 한 번은 뛰쳐 나가도 용서를 하고 다시 받아주는데
더 커서는 내가 감당이 안될거 같고 혹여 뛰쳐 나가서 줄줄이 새끼를 만들면 너도 고생 나도 고생.
세상을 잃은 표정과 자기 몸의 미묘한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듯한 행동들
동물병원 의사 선생님의 주의 사항 쪽지를 냉장고에 붙여 놓고
잘 케어 하려고 한다.
그래 열 하루만 참으면 밖에 나가서 마음 껏 뛰어 놀게 해 줄께~
일 주일에 한 번씩 뛰쳐 나가면 집안에 들 일 때 목욕을 시켜서 인지
화장실에서 물 쓰는 소리가 나면 자꾸 화장실로 들어 온다.
내가 알기로는 고양이는 물 싫어 한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