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

엄마의취향 2021. 5. 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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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비도 자주 오고 이제 오월도 접어 들어서

그동안 냉해를 입을 까봐 심지 못했던 모종을 사다 심었다.

작년보다 옥수수를 덜 심을 예정을 하니 밭을 채울 작물이 뭐가 좋을지 생각하다가

안 심던 땅콩도 심어 보았다.

가을에 썰렁한 기온과 스산한 바람에 마음이 시릴 때 뭔가 수확해야 하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땅콩 캘 시기가 가을이라 걱정이긴 하다.

중간중간 수확해야 하는 토마토나 블루베리는 어찌어찌 잘 거두고 있긴 하다.

상추나 금방 먹어야 되는 것들은 많이 나 올 때 처지 곤란이라 조금 심어야지 했지만

또 포화상태가 되었다.

봄부추는 사위도 안준다는데 넘쳐나는 봄 부추로 부추해물전으로 번개를 쳐야 될 지경!

고구마는 새로 조금 넓어진 새땅에 심어 보려고

마당에 잔디의 반이나 제초제를 뿌려 놓았다.

잔디 키울려고 엎드려서 몇 십년은 풀을 뽑은 거 같은데 이제 풀 뽑기도 지쳤다.

해충들 때문에 잔디에 앉아 노는 것도 옛말이 되었고

보기 좋으라고 심기는 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집에 오면 밖은 내다 보지도 않는다~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게 그리울법 한데도 ~

부모의 직업으로 아이들이 그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시골출신 아이들이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모른다는 건 가르쳐 주지 않은 나의 책임이 제일 크겠지~

오늘 장미의 포기 수를 세어보니 33포기가 심어져 있었다

개중에 곧 개화 할 것도 있고 아직 아기도 있지만 내가 꽃 이쁘지 않느냐고 자랑을 하면

이쁜 딸은 꽃이 뭔가를 잡아 먹을 거 같이 생겼다고 해서 관심얻기를 포기!

 

 

이렇게나 이쁜 클레마티스 인데~

 

 

 

그래도 블루베리는 해마다 가져가서 그런지 밭에 가더니 사진을 찍어서 나에게 전송했다~

열매 딸 때 부역하러 와야 한다니까 이미 지인들을 섭외 해 놓았다고~

이 아이는 즈그 아부지 닮아서 지시하는것만 아는것 같다~

 

 

어린이 날 집에 내려 온 딸 내외~

어버이 날에는 시댁식구들과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고 했다~

딸내미 시집 보내고 난 후에는

나도 열심히 아이들 키웠는데 왜 사돈댁에 밀리는 기분이 드는지

우연하게도 내 생일도 안사돈과 며칠 사이라서 밀리고

추석이나 구정도 시댁을 먼저 갔다가 우리 집에는 점을 찍듯이 오고

그래서 나도 머리써서 내 생일을 양력으로 바꾸어서 한다~ㅎㅎㅎ

 

어쨌든 아무 준비도 하지 말라는 사위의 전화를 받고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

즈그 집 근처 가락동 시장에 가서 한우 등심과 살치살을 사 가지고 등장!

정말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있다가 상을 차릴려니 너무 먹을게 없어 보여서

사위도 안 준다는 햇 부추로 해물파전을 했는데 사위가 코 박고 먹어서 다행!

왜 시댁 가면 거의 외식을 하면서

처가에만 오면 집 밥만 먹으려고 하는지~

그래서 오늘이 어린이날이니까 내가 해 준다고 하면서

냉장고 뒤져서 딸 좋아하는 쪽갈비랑 사위가 좋아하는 생선을 스덴팬에 구웠다~

기름가자미 굽기가 정말 어렵지만 저렇게 까지는 된적은 없는데

가자미 3마리가 다 부스러져서 장모 면이 서지 않길래 새로 2마리를 더 구웠는데

그걸로 덮고 상에 내고 사진 찍으라고 했더니 결국은 엄마망신을 시킴!

딸내미의 배신!

 

 

 

 

집에 과일도 없어 보이니까 사위가 슬쩍 나가더니 수박을 사왔는데 아주 맛있었다

함부로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고 하지 말기~

 

냉장고가 텅빈것을 보고 딸내미가 무슨일인지 궁금해 했다~

자기가 여태 본 우리 집 냉장고는 터질것 같았는데~

살림을 줄여 보려고 장을 안보고 있으니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냉동실과 냉장고가 비워져 가고 있었다~

박차를 가해서 간편하게 살기로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