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

엄마의취향 2022. 1. 1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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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부러지신 시 이모님이 퇴원하셨다는 소식에 찾아갔다.

 

우리 동갑네들 모여 앉아서 이야기 할 때

누가 아프거나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나면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우리의 미래다~ 라며 착잡해 한다~

 

나 결혼하고 시골에 합류 했을 때 이웃에 계시던 시 이모님~

장정같으신 체격으로 과수원이며 논 농사며 모든 일을 도 맡아 하셨다.

일 봐주시는 일군이 2명이나 있어도 과수원소독할 때에는

이모님이 앞장서 줄을 끌면서 소독을 하셨다~

그땐 일하던 일군들은 할아버지셨으니 그럴만도 했지만

이모 성격상 당신의 손이 가야 안심이 되셔서 그랬을까?

평생 모질게 구박 받으면서도 남편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셨던 이모님.

지금의 모습을 뵈면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대로 " 제 팔자 제가 만든다~"는 말이 꼭 들어 맞아간다~

쓰러지셔서 수술후 회복하셔도 이모부 밥 때문에 요양도 못하셨다.

주위 모든 사람들이 말려도 이모부 밥은 당신 손으로 지어 드리셨다,

그러면서 넘어져서 병원신세를 지셔도 집에 가야 한다고 꼭 내려오시고~~

 

오늘 누워서 꼼짝도 못하시는 이모님이 처음 말씀하셨다.

요양원을 가야 겠다고~

이모부가 동의를 안해서 못가시고 계신다고~

같이 가실 생각을 하시고 계시던데~ 그 생각은 바꿀수가 없었다~

아직은 멀쩡하신 이모부님이 가실리 만무하니 이모라도 요양원 가셔서 조금 편해지셨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남편 복 없으면 자식 복 없다는 말도 맞는 말 같다.

깐깐한 아버지가 자식말보다 본인의 의견을 더 내세우니

하나 밖에 없는 금쪽같던 아들도 얼굴을 볼수가 없다고 이모님이 섭섭해 하셨다. 

전화도 못 받고 못 하게 휴대폰도 없애버리셨으니

혹시나 해서 이모 귀에다 대고 물어 보았다.

이모부가 해꼬지 하지 않으시냐고~

그렇게 물어봐야만 하는 세상이라는게 참 서글프다~

 

이모 얼굴을 뵈니 우리 집에서라도 잠시 모시고 있을까 생각도 했다.

식사라도 잘 하시고 이모부님 안 보면 좀 나을까 싶어서~

 

그러나

내가 혼자 계셨던 우리 어머니 삼시세끼라도 잘 드시라고 우리 집에 며칠 모실 생각을 했다가

15년을 바람잘날 없었던거 생각하고 손을 거두었다~

다른 형제 누구하나 모시느라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어서 서운했었다

지 팔자 지가 만들었으니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으랴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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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대부분은  혼자 살면 아무 할 일도 없어서

심심해서 어떻게 지내냐고 자주 묻는다~

원래 집순이 생활을 오래 하면 혼자서도 할 일이 너무너무 많다~

일이 없으면 만들어 내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는데 말이지~

그래서 고구마 좋아하는 안 사돈에게 드릴 고구마 말랭이~

이거 먹어 본 사람은 줄 서서 기다리는데~

 

나도 좀 실속있게 살아 보려고 이쁜 딸에게 잘하는 사위가 있으니

괜히 이뻐 보이는 안사돈에게 바칠려고 말리고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유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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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정리 하다가 호박이 나왔다.

국수도 있겠다~ 잔치 국수를 점심으로 만들어 먹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갖고 있는 먹거리로 몇 달은 버티겠다 싶다

그러나  내가 왜 자꾸 저장하는지~

가끔 나라 어수선해진다고 라면 한 박스 사 놓으면 유통기한 지나서

못 먹게 되기도 하면서~

뭔일 터지면 정전이라도 되면 보관 음식들 다 버려야 되면서~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집에 종류별로 있어야 되는게 한가지 라도 떨어지면 채워넣는 건 성격인가 싶기도 하다.

내가 늘 하는 말~ 우리집에 없는게 어딨냐~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