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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동행

엄마의취향 2008. 1. 5. 00:55

 

늙으면 등 긁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등이 가려워서가 아니라

등을 긁어 줄 정도로 가까이 붙어서 도란도란 얘기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가 된다.

 

저녁 식사 후

각자의 할 일을 위해 제 방으로 들어간다.

그러다가 주방에서 부스럭거리기라도 내면 내 이름을 부른다.

 

빼꼼 방문을 열고 귀찮은 심부름을 시키기만 해봐라~~

 하는 표정으로  퉁퉁거릴 태세를 보이면...

'아니~ 등 좀 긁어 달라고..."

처음에는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옆에 앉아 등을 슬쩍 긁는 척 하면서

같이 앉아 TV를 보게 되고 관심거리 뉴스가 나오면  같이 열을 내기도 한다.

 

이게 재미있네~

저게 재미있네~

채널을 가지고 싱갱이도 하면서...

 

그러다가 내가 보고자 하는 프로를 안 틀면 발딱! 일어난다.

얼른 틀어주면서 자주 쓰는 말~

" 사랑하니까~"

그 말이 우스워서 둘이 끼룩 끼룩 웃다 보면 원래의 등 긁어주기는

간곳이 없다.

젊었던 시절.

얼굴 보기 힘들 정도로 낯설었던 남편.

하루에 몇 마디말 밖에 못하는 줄 알았던 남편이

친구처럼 오빠처럼 편안해진 까닭은

내게서 없어져가는 여성 호르몬이 그에게 붙어서

그가 범했던 지난 날들의 과오를  반성케 해주고 있나 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금 친구같은 부부가 가당키나 할까 싶다.

미운 정도 정 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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