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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안 계신 날.
때만 되면 꼬박꼬박 자동으로 차려지던 밥상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를 놓치지 않고 옆지기가 한마디 한다.
" 그 동안 엄마 안 계셨으면 나 벌써 긂어 죽었을거야~"
굶어 죽기는 싫었는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꼬드끼길레 넘어가 주었다.
시장을 잔뜩 봐 오면서
그 동안 먹고 싶었던 매운 낙지볶음, 매운 닭 볶음, 매운,매운......
매운 반찬 만든다고 어머니한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데
오늘은 주방에서 서성거리기도 싫어지더라~
하기사 이런 말도 있지~
- 하던 지땡도 멍석 깔아 놓으면 안한다던가~
참으로 묘한게 사람 마음이더라~
어머니랑 한 집에 산다고 크게 눈치보며 불편한 일이 없는데도
안 계시는 그자리가 나에게 이렇게 홀가분하게 느껴지다니...
그렇다고
큰 아드님댁으로 가고 싶으신 마음까지 내가 어쩔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며칠 있다가 모셔갈건지가 가장 궁금한 형님의 전화에
에잇! 나도 이참에 배 한번 더 째 볼까? 라는 마음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