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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아름다운 구속/김영은

엄마의취향 2008. 12. 14. 19:51

 

 

 

 

이른 아침

 

담쟁이 잎을 본다

 

밀어내는 벽을 온 힘으로 부둥켜안고

 

매달린 손가락이 눈물겹다

 

그대는

 

먼 기억의 어디에서

 

그렇게 매달려 있기에

 

마음속 어느 이른 아침

 

그렇게 나를 온 힘으로 끌어안고 있는가

 

그대는

 

어느 밋밋한 일상을 뚫고 나온

 

빗줄기이기에

 

내 나른한 하루를 휘젓고

 

회오리 치게 하는가

 

벽을 움켜쥔 손이 벌겋게 핏발 서도록

 

그대는 나의 삶을 부둥켜안고

 

기억의 어디쯤에서

 

그렇게 핏발 선 얼굴로 붉게 붉게

 

단풍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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