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내 생각

이쁜 딸~

엄마의취향 2009. 2. 19. 20:57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쁘다는 소리는 단 한번도 못 듣고 자랐다.

어릴 적 맨날 투닥이며 싸웠던 다섯살 연상의 작은오빠에게 나는

항상 못난이로 통했는데....

그 당시에 유명했던 못난이 삼형제 인형중에서도 울보라고 했다.

악의없이 동생을 놀려준 말이지만 나에게는 자신감마저  없어지는 상처가 되었다.

 

그 까닭으로 내가 낳은 딸은 미모에 관계없이 항상 이쁜 딸로  불렀다.

어릴적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이면 마중을 나갔다.

그러나 독립심이 강한 딸은 혼자 집에 올수 있다고 나오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 내가 꼭 덧붙이는 말은 " 니가 너무 예뻐서 누가 데려갈까봐~"

처음에는 정말 그런 줄 믿는 눈치였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더니 현실을 깨닫고 나에게 말하기를

자기네 반에서 자기보다 더 이쁜 얘들이 많다고

엄마눈에만 자기가 제일 이뻐보인다고 나를 일깨워주기까지 했는데...

 

그 이쁜 딸이 어제는 피부과를 가서 진료를 받았다고  엄마에게 결과를 알려주었다 .

 

벌써 재작년이 되어 버린 두달 간의 인도여행을 다녀오더니

뾰로지처럼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더니...

내 손바닥 만한 딸아이의 작은 얼굴에 귀에 가까운 볼 부분과 턱에 뾰로지가 열꽃처럼 피었었다.

 

처음에는 인도에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과 바뀐 환경에 배낭여행을 하느라 고생을 해서 그런가보다 해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줄 알았더니 일년 반이 지나도록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쁜 딸아이의 이쁘지 않은 피부가 걱정이 된 아빠가

피부과을 가보라고 여러 번 일러도 귀담아 듣지 않더니

한 학기만 마치면 졸업이 다가오니 걱정이 되었는가보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유행처럼 눈에 쌍꺼풀수술을 할 때도 앞으로는 외꺼풀이 뜨는 개성시대라고

자신만만하던 아이가 혹시 부모가 만들어준 얼굴에 불만이 있었을라나?

 

나의 소싯적에

웃는 얼굴이 귀엽다는 어른들의 한마디에 노상 웃음을 흘리고 다녔던 엄마의 딸이 아닌가~~

심지어는 어른이 되어 술 마시고 난 후의 상태도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데...

 

그 엄마가

이쁜 딸이라고 지금까지 노상 불러 대었으니 말에 세뇌가 되어 마음이라도 이쁜 딸이 되어있기를...

이쁜 딸아~

 

 

 

 

'내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편들은 다 그럴까?  (0) 2009.02.24
내생각~~  (0) 2009.02.22
엿 먹어~  (0) 2009.02.15
내 생각~  (0) 2009.02.10
생각을 정리하며~  (0) 2009.02.09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