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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쁘다는 소리는 단 한번도 못 듣고 자랐다.
어릴 적 맨날 투닥이며 싸웠던 다섯살 연상의 작은오빠에게 나는
항상 못난이로 통했는데....
그 당시에 유명했던 못난이 삼형제 인형중에서도 울보라고 했다.
악의없이 동생을 놀려준 말이지만 나에게는 자신감마저 없어지는 상처가 되었다.
그 까닭으로 내가 낳은 딸은 미모에 관계없이 항상 이쁜 딸로 불렀다.
어릴적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이면 마중을 나갔다.
그러나 독립심이 강한 딸은 혼자 집에 올수 있다고 나오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 내가 꼭 덧붙이는 말은 " 니가 너무 예뻐서 누가 데려갈까봐~"
처음에는 정말 그런 줄 믿는 눈치였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더니 현실을 깨닫고 나에게 말하기를
자기네 반에서 자기보다 더 이쁜 얘들이 많다고
엄마눈에만 자기가 제일 이뻐보인다고 나를 일깨워주기까지 했는데...
그 이쁜 딸이 어제는 피부과를 가서 진료를 받았다고 엄마에게 결과를 알려주었다 .
벌써 재작년이 되어 버린 두달 간의 인도여행을 다녀오더니
뾰로지처럼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더니...
내 손바닥 만한 딸아이의 작은 얼굴에 귀에 가까운 볼 부분과 턱에 뾰로지가 열꽃처럼 피었었다.
처음에는 인도에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과 바뀐 환경에 배낭여행을 하느라 고생을 해서 그런가보다 해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줄 알았더니 일년 반이 지나도록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쁜 딸아이의 이쁘지 않은 피부가 걱정이 된 아빠가
피부과을 가보라고 여러 번 일러도 귀담아 듣지 않더니
한 학기만 마치면 졸업이 다가오니 걱정이 되었는가보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유행처럼 눈에 쌍꺼풀수술을 할 때도 앞으로는 외꺼풀이 뜨는 개성시대라고
자신만만하던 아이가 혹시 부모가 만들어준 얼굴에 불만이 있었을라나?
나의 소싯적에
웃는 얼굴이 귀엽다는 어른들의 한마디에 노상 웃음을 흘리고 다녔던 엄마의 딸이 아닌가~~
심지어는 어른이 되어 술 마시고 난 후의 상태도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데...
그 엄마가
이쁜 딸이라고 지금까지 노상 불러 대었으니 말에 세뇌가 되어 마음이라도 이쁜 딸이 되어있기를...
이쁜 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