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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오리에서 뿜어내는 강렬한 향기가 코를 킁킁거리게 만들던 앞 마당의 소국)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길었던 그리움이 익어
유순히 길들여진 기다림에
눈부신 가을 낮은 그렇게
재촉으로 겨울로 몹니다.
당신을 기억해야 할 나의 가을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겠지만
당신을 품고 살 때마다
내게는 힘겨운 싸움 뒤의 기다림같이
온몸으로 밀어닥쳤습니다.
이 가을에도 나는 당신을 열고
당신을 기다립니다.
미처 기다리지 못한 언어는
줄줄이 살아서 내 안에서 시가 되고
미처 못 띄운 편지는
이제 내 안에서 삭여야 할 때입니다.
늦은 밤
그 역 대합실에서
어렵게 차지하고 앉은 플라스틱 의자에서
돌아가야 할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그렇게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을 때
물 밀듯 밀려드는 설움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아픔들이
누가 누구에게 준 것인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당신을 원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이제는 혼자라는 절박함을 이겨나갈
용기가 전혀 없음이 두려웠고
당신을 떠나 사는 인생에 남겨질
제 눈물의 고통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당신께선 제 정신을 지배해왔고
그렇게 저는 오랫동안 당신께 허우적댔음에도
이제는 남남이라도 불러도 좋을 법한
그런......그런 인연이 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사실 때문에
힘들어해야 했습니다.
아직도 사랑하지만
아직도......당신을 하늘만큼 사랑하지만
당신에게서 멀어져야 함이
자꾸만 서러웠을 따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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