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소규모의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한 가운데 치루어진
이쁜 딸의 명랑 쾌활했던 결혼식이 끝났다.
소띠 아니랄까봐 고집스럽게
자기식대로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밀어 붙이고
여느 신부답지 않은 모습에 적잖이 걱정도 되었지만
친구들이 주가 되어서 축가를 불러주었다.
서툰 진행에 혼선도 있었지만
사회자의 재치로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던...
축가에 어깨를 들썩이며 장단을 맞추는 신부에
신부엄마로서는 마음이 조마조마 했지만
모인 분들 친척분들이 야무진 신부를 칭찬해 주었다.
말 수가 적은 딸이 사회인으로서
하객들을 대하는 모습에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웃다가 보니 결혼식이 끝났고
순서에 반지교환이 없었던 거 같아서
반지는? 하고 물었더니
아 그거요~ 차에 있어요~
나중에 나눠끼죠 뭐~
웨딩카 따윈 없고
서울역에서 기차타고 공항을 갔다.
예쁜 신부복을 입은 딸을 기대했었는데
평소에 입던 캐쥬얼원피스에 가디건을 걸치고
이웃 집 놀러가듯 그렇게 여행을 떠났다.
회사일이 바빠서 맛사지 한 번 못 받고
미장원에 한 번을 못가고
한복도 패스하고
하객에게 인사할 때 웨딩위에 걸칠 옷도 없어서
늦은 밤 이대 앞을 뛰어 다니며 옷을 샀다.
웨딩구두는 빌려 신고
웨딩드레스는 해외직구를 해서 길이를 줄여 놓고 방치해 둔 드레스를
결혼식 날 아침에 내 허리가 휘도록 다림질 해 주었다.
어쩐지 짐 싸는데 다리미를 갖고 가고 싶더라니~
결혼식보다
2주동안의 여행에 마음이 들떴던 아이.
결혼은 안해도 후회.
해도 후회한다고,
본인은 하고 후회하는 걸로 정했다는...
배포있고 쿨한 성격대로 결혼생활도 그렇게 엮어 갔으면 좋겠다.
부모의 도움은 원하기는 커녕
작은 결혼식을 해서 미안하다고
회사에서 받은 축의금까지 모두 집으로 보낸 아이
그 동안 받은 것도 너무 많았는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