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좋은 글

빈집/기형도

엄마의취향 2007. 5. 1. 23:28

 

(어제 찍은 이웃집 연못의 수련)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춧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힌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미/서정윤  (0) 2007.07.12
가끔은/서정윤  (0) 2007.05.13
옹이/류시화  (0) 2007.04.28
3월에 쓰는 편지/성혜린  (0) 2007.04.22
판화/이정하  (0) 2007.04.19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