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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에 있는 나무 한 그루.
밑둥치에 새 순이 돋아났다.
원래는 본 나무가 튼실이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잘라주는게 당연하지만
데크에 있는 나무 지붕을 넘기게 할 일도 없고...
밑둥에 난 새 가지지만 보기도 나쁘지 않고
한 낮 고양이들에게 잠시 피할수 있는 그늘인데..
어제 옆지기가 보기 싫다고 옆으로 다 제껴 놓았다.
본인 생각으로는 보기 싫다고 생각했으니
하는 수없지만...
제껴 놓으면 시들어져서 더 보기 싫으니
전기가위로 잘라내는게 원칙이다.
하기사 제껴 놓으면 내가 별 생각없이 뒷 마무리는 하니까 그런 버릇이 들었을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가지를 옆으로 제껴 놓을때 창가에 어머니랑 붙어서서 구경 하다가
내가 어머니께 이렇게 말씀 드렸다.
"어머니 밑둥치에 매달려 있던 가지도 참 예쁘게 자랐던데요
뵈기 싫다고 아범이 잘라버리네요~"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 나도 뵈기 싫다" 이러셨다.
그래서
내가 쭁 하면서 말 대꾸를 했다.
" 어머니는 무조건 아들 편만 들어요~힝"
하고 끝이 났는데...
문제는 그 놈의 아들이 뒷정리를 안하는거다.
야채밭을 왔다갔다 하면서도 모른채 했다.
보다못한 어머니가 손수 뒷정리를 하신다.
이때다!
하고 옆지기에게 말하고 싶었던 걸 얘기했다.
"당신 인생이 여기서 쥬르륵~보이네~
일 저지르면 뒤에서 정리하는 사람 따로있고
인생을 꼭 그렇게 밖에 못 사시오?"
그러고는 옆지기 표정을 외면하고 내 할 일을 했다.
좀 야박하게 무시하면서 말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속은 시원하더라~
그런에 오늘 아침.
잠시 목욕탕을 다녀온 사이~
옆지기가 토마토 밭에 지주를 세우고 있었다.
아니 그냥 꽂아 놓기만 한다.
"흥 ! 망치로 내려치는 건 나보고 하라 이거지~~
이젠 안한다~ 시작했으면 끝을 봐~"
어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막 솟아나려는 옆지기의 의욕을 또 꺽어놓았다.
어제 내가 시비를 걸때부터 마누라의 바이오 리듬이
하향곡선을 그린다는걸 깨달아야지~
내 심술보의 진정제로 애꿎은 앵두주 한 컵만 원 샷으로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