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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수요일 일진 사나웠던 날에 쓴 글
지금 이 시간 쯤이면 나는
가평군에 있는 청우산 산행을 마치고
산 아래서 막걸리 한 사발에 파전을 앞에 놓고 있어야 하는데...
#1
이른 아침 5시반.
산행이 있는 날이라 기분 좋게 일어나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살며시 안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어머니도 일찍 일어나셨네 하면서
화장실문을 빼꼼히 열고 내다보는 순간
내가 보고 있는 앞에서 어머니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 앉으면서 옆으로 넘어지셨다.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지만...
이미 늦었고 소파 탁자에 귓볼을 부딪혀서 피나 조금 나왔다.
그런데 귓볼이 찢어져서 꼬맸다,
이일을 우째~~
이 달에만 벌써두번째다.
아침 잠결에 방 밖을 나오시면서...
며칠을 룰루랄라 잘 모시고 다니면서
만난것도 사드리고
아침 산책도 같이 나가고
낮에는 에어컨을 켜서 시원하게 해 드리는데...
뭐가 부족해서 내 간을 또 덜컹 떨어트리시는지..
일단 산행은 포기하고 옷 갈아입히고
자리에 뉘어드렸다.
다른데는 멀쩡하시고 자꾸 괜찮다 하시지만
나의 놀란 가슴은 진정이 안되고...
옆지기는 괜찮으면 산행을 가라고 하였지만
그런 상황에 내가 집 밖을 나가고 싶겠는가?
며느리에게 기를 눌릴까봐 하시기 싫다는건
절대 강요를 안하지만
이번 만큼은 내가 양보를 안 한다.
목욕 한번도 싫은 소리를 내야 몸을 맡기시고
그거 겨우 길들여 놓으니...
또 병원을 막무가내 안가신다 하시고...
언성을 높여서 말했다.
내 말 안들으면 나도 어머니랑 살기 싫다고...
열 번 잘해도 한 번 잘못에 죄인이 되는 며느리인데...
덕분에
오늘 아침 병원가서 사진찍고 주사 맞고
내일부터는 골다공증 치료 링거를 맞는거 예약도 하고...4~5시간이나...
내 말을 잘 듣기로 약속을 받았다.
자꾸 끄시는 에어컨도 안 끄기로...
한 시름 돌리고 나니
식칼에 내 손가락 베고
내내 신경쓴 덕분인지
머리가 뽀개지는것 같다.
저녁 밥은 시켜서 먹었다.
아~
뒤늦게 무슨 복인가~~
#2
오늘 따라 구색을 맞추느라 씽크대 하수구 관을 쥐생원이 타고 올라와서
망쳐놓았다.
그거 잘라서 수선하느라 내 손까락 가지 베고
#3
멀쩡히 잘 되던 세탁기
왜 오늘 갑자기 안되는 거시야~
뒤 철판을 뜨고 어찌어찌 했더니 돌아간다~
#4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마지막 접시를 엎는 순간
왜 미끄러져서 깨지는거야~~
* * * * * *
어제 이 글을 다쓰고 올리려는 순간 날아가 버려서
올리지 말라는 신의 계시라 생각하고 다시 안 썼는데
오늘 컴을 열고 다른 글을 쓰려니
이 글이 살아서 돌아왔다 ~
이것도 신의 계시 ~
그래서 올린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