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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저녁 숲길/이 태수

엄마의취향 2008. 3. 7. 21:18

 

 

날 저물고 새들도 둥지에 든다.

 

서늘한 바람의 옷자락.

 

그 감촉에 몸 맡기며 숲길 돌아들면

 

땅거미 안으면서 어깨 추스르는 나무들

 

가지와 가지들 사이로 별이 뜬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지난날들이,

 

불현듯 그의 마지막 말들이 뜬다.

 

차마 잊지 못하고 있는 말들은 저토록

 

별이 되어 빛을 뿌린다. 하나 둘, 그리고 여럿

 

그 별들이 숲에 내린다. 가슴에 스며든다.

 

우리는 이제 서로 다른 길 위에 서 있음을,

 

다른 세상에서 더러는 그리워할 뿐임을

 

말해 주는 건지. 가까이 다가왔다가는

 

이내 다시 멀어진다. 여태 애태우던

 

말들도, 이 안타까워하는 마음도 제각각

 

허공에 빈 메아리로 떠돌고 있는지......

 

마음마저 더 어두워지고, 집도 점점

 

멀어지는, 낯선 저녁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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