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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열쇠

엄마의취향 2008. 5. 15. 21:26

#1

어머니 집 열쇠를 지난 번 서울 올라 갈 때 받았다.

오늘 서울 갈려고 어제 저녁에 열쇠를 챙기려 보니 없었다.

받았다가 돌려 드렸는지...

돌려 드릴 생각만 하다가 말았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게 문제였다.

 

나는 옷에 따라 가방을 자주 바꿔 들고 다니는 편이라

처음에는 슬금 슬금 가방만 하나 씩 뒤져 보면서 나오겠지~~ 했는데

가방을 다~엎어도 없었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혹시 당신이 받아서 딴데 두셨나~ 하고  방에 설합이란 설합은 다 뒤지셨다.

그러면서도 서로가 꾹 참으며 속을  내어 보이지 않고 밝은 얼굴로

어딘가에 있을거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위로를 했다

 

며느리; 어머니 제가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마세요~

어머니; 그래 어디 있겠지 신경 안 쓴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방에서 열었다 닫았다.

속으로는

며느리; 드린 거 같은데~아닌가~~

어머니; 아이구 내 정신도~

 

점점 더 찾는 범위가 넓어져서 오 밤중까지 옷장 정리도 저절로 되고

설합정리, 가방정리, 옷걸이 정리까지 저절로 되었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책상 옆에 있는 화장품 바구니를 들여다 보는 순간

열쇠 꾸러미가 거기에 얌전히 앉아 있더라~

모 생얼로 다니니 화장품통을 안 들여다 봤다고나 우겨야지~~ㅋㅋㅋ

 

이산가족이라도 만난듯이

엄니~~~열쇠 찾았어요~소리를 지르며 반색을 했다는 거 오 밤중에~

덕분에 엄니도 늦은 잠자리에 드셨지만~~ㅎ

 

#2

모임이 끝난 후 아이들에게 줄 시장을 봐서 엄니의 집으로 올라갔다.

열쇠로 문을 여는데 당최 열리지가 않는다.

아파트에 안 살아 보기도 했지만 시골에서는 문 잠그고 다니는 거 한 번도 안해 봤으니

당연히 열쇠에 익숙치 않다

그런 중에도 유난히 오늘따라  열쇠가 맞지 않는다.

 

문 앞에서 싱갱이 하기를 여러 번.

아들 녀석에게 전화를 하니 안 받고

딸내미 전화하니 왜 안 열리지~그러기나 하고...

 

열쇠로 문을 못 열고 몸으로 밀면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수상했는지 이웃 집에서 나왔다.

내가 겸연쩍게 열쇠가 안 맞아서 낭패라고 했다.

말하는 그 순간이 내게는 정말 낭패한 일이었다.

 

그 여자가 보기에도 처음 본 여자가 문 앞에 매달려 열쇠가 있슴에도 불구하고

문을  못 따고 헤매고 있으니 이상도 했겠지~

괜스레 찔린 내가 어머니 얘기도 하고 아이들 얘기도 하고 아는 척을 하며

내가 도둑 뇬이 아님을 은근히 강조했다.

족히 20분은 매달려 있었을 것이다

은근히 요녀석들이 나 몰래 열쇠를 갈지 않았나~하는 괘씸한 생각도 모락모락~

 

에잇!

 마지막으로 반대인 오른 쪽으로 한 번 돌려보자 하고

아래 위를 다 오른 쪽으로 돌렸더니 덜컹 열렸다.

모가 이래~

나사를 풀 때도 왼쪽으로 돌려야 하지만

내가 쓰는 연장들은 모두 왼쪽으로 돌려야 풀리는데 말이지~

LPG가스 통만 연결하는 부분을 반대로 해 놓아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 걸 방지하는 걸로 알고있다

 

엇 저녁부터 열쇠귀신이 나를 골탕 먹일려고 작정을 했는데

내가 어찌 당하겠어~~

넘어가 줘야지~~

에구 난 아파트를 하나 준대도 싫타~~문도 못 열어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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