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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지기 포함, 세 노인네들을 다 이끌고 충주에 사시는 시이모님을 뵈러갔다.
옆지기는 투석하는 날이라 시간이 맞지 않아서 떼 놓고 갈려고 했더니 이모가 보고 싶었는지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어떻게 해 할 수없지~ 투석이 끝난 후 혈압이 떨어져서 휴유증이 상당할텐데 아프고 컨디션 좋지 않다고 징징 거리지 않는다는 다짐을 받았다.
신 새벽에 작은 집 데려다 주고 기계를 30분 일찍 떼고 같이 합류했다.
시 이모님은 봄에 시 외할머니 산소를 찾을 때만 해도 혼자 걸음을 하셨는데 오늘 뵈니 몇 발자국을 떼지도 못하시고 의지 할 곳이 있어야 했다.
마당을 들어서는 나를 못 알아보셨다.
큰 소리로 말하는 조카며느리의 말을 못 알아들으시는지 누구냐고 큰 소리로 되물으셨다.
가까이 다가서니 알아 보시고는 얼마나 반가워하시는지...
자주 찾아 뵙지 못해서 상당히 마음에 찔렸다.
바람이라도 쐬어 드릴려고 맛 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모시고 나왔다.
수 십년을 사신 동네길을 벗어 나는데 길치인 내가 시 이모님께 길을 물어보면 뒷자리에 앉으셔서
" 이짝으로 가~" 저 짝으로 가~" 하시는 바람에 갔던 길을 여러번 후진 하면서 겨우 식당에 도착했다.
시 이모님이 추천하셔서 간신히 찾아 들어간 식당은 그냥 평범해서 노인들이 드실게 별로 없어 보였다.
메뉴에 있는대로 청국장과 해 장국을 시켜서 점심을 떼웠다.
그냥 내 마음대로 맛있게 생긴 곳을 찾아갈 껄 하는 후회를 하면서...
시 이모님은 우리 어머니보다 언니시니 쇠약하시기도 하지만 요 근래 땅 문제로 집안 간이 소원해 지더니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보였다.
노인네들 만나면 화제거리가 돌아가신 양반들의 임종스타일이 화두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웃을 일이 아닌데도 정말 웃음이 난다.
저렇게 모일 때마다 그러시지 않아도 다 아는데~
당신들이 더 기운 떨어져서 수족운신을 못 할때에 미워하지 말고 잘 거두라는 소리 라는 것을...
나날이 좋아지는 우리 엄니를 보고 나한테 고맙다고 얼마나 칭찬을 하시는지
집에 돌아와서 엄니께 잘 해드리지 못했다가는 무척 양심에 찔릴것 같았다.
내가 친정엄마를 뵙고 집에 돌아오면 차라리 안 보면 덜 안스러울텐데 하는 마음이 들듯이
오늘은 어머니가 그래 보였다.
당신이 어찌 해 줄 수없는 상황에 괜히 마음않이만 하고 계신다.
노인들에게 둘러쌓여 하루를 보내면서 인생은 참 허무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