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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덩어리~~

엄마의취향 2009. 2. 25. 20:11

약간 욕심을 부려 김치를 많이 담았더니 춘 삼월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공기도 못 쏘이고 남의 저장고에서 잠자는 김치가 스므포기쯤 된다.

문제는 김치가 맛있다고 매 끼니 사족을 못쓰는 옆지기.

남아 있는 김치를 어찌어찌 보관을 잘 해서 계속 맛있게 먹여 볼 요량으로

과천으로 김치 냉장고를 가지러 갔다.

 

난 김치 냉장고가 처음부터 썩 내키지 않았던 건

김치를 얼마나 먹는다고 또 짐덩어리를 하나 집안에 들여놓나 하는 생각이었다.

남들은 김치 냉장고가 2개가 되네~3개가 되네 자랑을 해도 사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는데...

막상 내 김치의 안전이 염려가 되어서 장만할려고 매장엘 갔더니

구형은 사기 싫고 신형은 너무 비싸더라~

 

궁리하던 차에 어머니 집 한 귀퉁이에 코드가 뽑힌채로 있는 김치냉장고를 가져오기로 했다.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냉장고의 싸이즈를 불러 달라고 한 후에 우리 차에 실을 수 있을까 했더니..

우리 차에 뒷자석의 의자를 접고 트렁크를 통해서 넣으면 들어가고도 자리가 남았다.

 

무게가 55키로 정도라 옮겨 싣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옆지기와 동행을 했다.

면도도 하지 않고 서울까지 갈려고 내 옆자리에 타는 남편이 보기 싫었지만

내가 아쉬우니 못 마땅해도 속으로만 생각을 담아 두었다.

 

지난 번 모임에서 엄마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50대 이후의 부부에 있어  남편이란~

-밖에 나가면 짐 덩어리

-한 집에 있으면 근심 덩어리

-마주보고 있으면 웬수 덩어리라 카더라~~ㅋ

 

도착하자마자

딸아이 아침상을 차려주고 청소에 들어갔다.

주방정리를 대충 끝내고 옆지기에게 청소기 좀 돌려 달라고 했더니

웬수 덩어리처럼 못 들은 척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가 청소기를 돌리면 먼지라도 털어주지 않고 짐덩어리 처럼 침대에서 잠만 자더라~

점심시간에 아들이 와서 김치냉장고를 차에 실어 주는데

옆에서 거들고 싶어하는 아빠가  다칠까봐 아들에겐 아빠가 근심덩어리가 되어 있더라~

 

어쨌거나 무사히 싣고 집에 도착했더니

집안 어디에 있어야 좋을까~아직 자리도 잡지 못한 김치 냉장고가 거실에 우두커니 서 있다.

이래저래 불안정한 내 마음처럼...

 

나~건드리면 터진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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