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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모종을 얻어다가 심을 때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키가 큰 해바라기가 되었다.
주변에 둘러쌓인 나무사이로 햇님과 눈을 맞추기 위함이었는지...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다~
그늘에 가려 있어도 해가 있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지쳐버렸나?
비가 와서 방향감각을 잃은 걸까?
다투다가 삐져서 돌아서 있는걸까?
제 각각 다른 모습으로 생각에 골몰하고 있다.
모두 작이 셋이었는데...
둘도 다정해 보이는구나~
집 초입에 서서 큰 키 덕분에 손님이 오시는 걸 제일 먼저 알아채지만~
말을 해 주어야지 버선발로 마중을 나가잖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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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넘기고 택시에서 내려 내 차를 옮겨 타고서야 일탈의 황홀경에서 빠져나왔다.
택시의 차창으로 뿌려지는 빗방울이 지중해에서 본 비단잉어의 화려한 몸짓과 겹쳐
그 속에서 헤엄치듯 노닐고 있었는데...
흩어지듯 휘날리는 비를 맞고 서 있는...
헤드라이트에 비쳐지는 노란 해바라기에 깜짝 놀라 차의 시동이 꺼졌다.
아마도
일탈의 우주선에서 일상으로 착지하는 순간이었나보다~
알람의 소리에 잠에서 깨니
이미 현실의 시곗바늘은 나를 앞서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