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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산
십년 전에 모임에서 다녀왔다고 했으나 전혀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약간의 궁금증을 마음에 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구비구비 산을 넘는 버스의 걸음은 더디었으나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산행의 시작은 상쾌하게 시작이 되었다.
단풍이 오를듯 말듯한
푸르름을 약간 벗겨낸 산야는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마법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고
일행과 떨어져 느지막히 뒤따르며 즐기는 산행은 오래토록 맛보지 못한 호젓함을 느끼게 했다.
계곡을 끼고 있으면서 완만한 산행로가 여름 산행도 즐거울거라는 생각이었으나
억새가 피는 시점에 맞추어서 산행로 초반의 잡초가 제거된 걸 보니
억새를 보기위한 발걸음이 대세인가 싶기도 하였고...
내가 좋아하는 담쟁이~
담쟁이는 나무를 타고 올라 한 그루의 나무쯤은 쉽게 고사 시키는데
담쟁이는 담을 타고 바위를 힘겹게 올라야 담쟁이 답지 않을까?
예취기에 밑둥이 잘린 담쟁이가 붉은 얼굴로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강한 생명에 대한 집착에 잠시 안스러움이 피어났었던...
담쟁이~
나뭇잎을 벌레에 갉아 먹혀 미워진 잎새 마저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 역시 살아가면서
부딪혀서 생겨난 생채기를 승화시켜 아름다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단풍나무의 계절이다~
변심한 애인의 마음 색일까~
정열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색일까~~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과 사람들의 물결이 조화를 이루고...
청명한 가을 하늘에 절대 뒤지지 않는 억새의 도도함!
한 폭의 그림처럼...
사람의 물결이 꽃처럼 아름답다~
뒤로 하고 돌아서기엔 아쉬웠던...
팔각정에서 내려 다 본~~
일렁이는 억새와 함께
시키면 시키는데로 다 하는 운@이의 생쑈와 맑은 웃음소리가
드 높은 가을하늘과 함께 잊지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하루.
이어서
단촐한 정회원의 번개팅이 있었던 자리에서 듣는 달콤한 연애사까지...
끝마무리까지 완벽했던
시월이면 생각 날 잊혀질 수 없는 산행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