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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심었던 상추모종이 자라서
식탁이 풍성해 보이는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나보다 먼저 수저를 놓은 옆지기가 웬일로~~
컵에 물을 따라서 내 앞에 밀어 놓는다.
나의 결혼생활이 시작된 시기부터 지금까지는 전혀 없던 일이라서
"아이고~~~뭔 일이래~" 하며 황송해마지 않는데...
그냥 나한테 잘하고 싶어서라고 하면 좋으련만은 대답은 그게 아니었다.
"생수의 뚜껑을 딴지 시간이 좀 지난 거 같아서 빨리 먹어치울려고~" 라고 했다.
나 원 참~~ 좋다가 말았다~
나의 몸종스러운 결혼생활에 대한 보상시기가 도래했나 착각을 했으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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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부재 중 전화가 들어와 있었다.
발신자: 아들.
짜슥~ 하면서 뿌듯하고 흐믓한 마음에 되짚어 전화를 넣었다.
엄마 생일을 잊지 않고 있다뉘~~하면서
그러나
내 예상과 완전히 다른 엉뚱한 소리가 전화기에서 흘러나온다.
다음 달 초에
9박 10일로 제주 올레길 여행을 할 예정이시란다.
그래도 내가 꿋꿋하게 말했다.
얘~ 넌 엄마 생일이 언제인지 아니?
음력으로는 알고 있다면서 잠시 머뭇거리더니 양력으로 환산해서 대충 날짜를 짚는다.
얘~치사하다 치사해~ 나 말 안할려고 했는데 말이지~하면서
아들한테 생일 쫌 챙겨받을려고 치사하게 다 말했다.
에잇! 좋다가 말았다.
공익말년이 되니 철이 들어서 엄마 생일을 챙기나 착각을 했으니~-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