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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계속 우울하다.
암으로 열 달을 투병중인 아픈 내 친구를 위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그녀가 맞서서 싸우고 있는 암보다 통증이라도 줄여 달라는 간청의 기도를 올리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원하는 건 더 오래 살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해 달라고 울부짖었다.
뼈로 전이 된 암은 하체 마비를 불러오고 펑펑 눈이 쏟아져도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간병하는 남편과 한창 사회적응기에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런 상태로 더 오래 살아 주기를 기도 한다는 건~
누워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에게 냉정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아이들을 키워 온 엄마로서 아이들이 존경했던 엄마로서의 의연함을 잃지 말라고
엄마라는 이름은 아이들을 위해서는 목숨도 마다치 않는 자리가 아니냐고
참고 끝까지 원래의 모습을 지켜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끊었다.
고통에 몸무림치는 환자에게 과연 옳은 말을 했는지 자책하면서...
얼굴 본지도 몇 달.
찾아가서 위로 해 주어야 마땅하나
할말이 없었다.
나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고 얼굴 보기를 꺼리고 있다.
마주앉아 바라보아야만 하는 상황이 정말 싫었다.
그러나
안 보러 가고 짐에 있어도 괴로운 건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