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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부인님

엄마의취향 2007. 8. 24. 20:54

 

며칠 전

아들녀석이  전화를 했다.

엄마 대신 할머니를 하루 돌보아 주기로 한 약속을 못 지키게 되었단다.

주 중에 하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되어서

회사원처럼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기 때문이란다.

 

내 귀가 솔깃해졌다.

 

"우와! 그러면 엄마 용돈도 줄 수 있겠네?"

반색을 했더니...

아직은 자기가 정식으로 돈을 버는게 아니고

이번에 아르바이트를 해서는 공익근무를 시작하기전에 일본이나 홍콩으로 여행을 간단다.

하지만 이번 엄마 생신에는 선물도 할 계획이라고...

(그러니 딴소리 말라 이거지~~)

 

나는 말을 놓치지 않고

"그러면 나중에 정식으로 돈을 벌면 엄마한테 몇 프로나 용돈을 줄건데?"

 

" 어 그건 부인하고 상의를 해 봐야죠" ( 그 전에는 부인님이라고 그랬다)

띠옹~

" 임마 그러면 니 색시가 싫다고 하면 안 줄 작정이냐?"

 " 그건 아니고요~~"

 

통화를 하게된 내용의 본질을 벗어나서 노후의 용돈 문제까지 들먹이는 엄마가

웃기긴 웃기겠지~

그러나 요 녀석의 평소 행실로 봐서는

장가가면 뭐 든지 부인님과 상의해서 할 모양이다.

 

당연히 그래야 가정의 평화가 있을테지만

언변좋은 녀석이 그 깟 엄마마음 하나 못 다스리고

말 꼬리마다 부인의 동의를 구해야 한단다.

 

하기사 초등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

장남이라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니까 지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더라~

부모님 모실수 있냐고...

그랬더니 그 꼬맹이 여자친구가 더 웃겼다.

어! 우리가 부모님 모셔야 돼?

웃고 넘긴 이야기지만 당돌한 아이들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는 이야기다.

 

누가 색시가 되려는지...

제 딴에는 합리적이지만

내가 보기엔 이기적인 사고를 가진 남자랑 사는 여자는

행복할려는지

골치아플려는지

불행할려는지...

 

오늘 이쁜 딸과 통화를 하는데

오빠 안부를 물어보니 회사에 나갔다는 말에 다시 생각났다.

회사도 부인님 동의를 얻어서 댕기지 그래...차~암

 

그래 부인님의 동의를 얻어 약속이나 잘 지켜라~~

 

결국은

부모인 내가 거울이었겠지

누구 탓을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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