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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있었다.
아침에 서둘러서 어제 저녁에 재워놓은 갈비와 불고기를 싸고
홍새우도 찌고 주섬 주섬 아이들에게 가져 갈 보따리를 쌌다.
모임 장소가 아이들 사는 곳과 근접하여 항상 겸사겸사 볼일 을 보게된다.
여느 때 같으면 엄마 올라 올 날짜를 손 꼽아 기다리는 딸도
그저 공부 욕심에 엄마의 상경은 이미 뒷전으로 물러난지 꽤 된다.
엄마가 시간을 내주지 않으면 입이 삐죽이 내밀고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더니
이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모임이 끝난 후
빈 집에 문을 따고 들어가 갈비를 졸이고 찌게도 끓이고 밥을 지었다.
간간히 공익하는 아들과 통화를 하면서
일러줄것은 일러주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내려간다는 문자를 넣었더니
- 감사합니다. 청소는 제가 할께요~ 조심히 내려 가세요~.-
라고 답을 한다.
원래 예의바른 녀석이긴 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받는 감사의 인사는 늘 내게 생소함으로 남아있다.
엄마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데...
엄마니까...
어쨌든
아이들이 맛있는 밥상을 마주할 생각을 하니 내가 우렁각시가 된 기분이어서
나쁘지는 않았다.